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국회에 상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및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개정안들과 호남지역 시범사업의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살리는 법 아닌 떠넘기는 법”…6개 개정안 일제히 비판
의사회가 문제로 지목한 주요 발의 법안은 2025년 7월부터 2026년 3월 사이 집중 제출됐다.
△양부남 의원안은 이송병원 선정 권한을 119구급대 또는 구급상황센터에 부여하는 내용이고, △김윤 의원안은 전화확인 삭제·수용불가 사전고지·2인 1조 근무·형사처벌 감면을 담고 있다. △김선민 의원안은 우선수용병원 지정 및 불가피한 의사사고 형사처벌 감경·면제와 응급실 수용거부 사망사건 조사 특별법을 각각 발의했으며, △한지아 의원안은 상황실 권한 강화와 수용거부 사유 명확화·선의의 사고 법적 책임 완화를 골자로 한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3월 광역상황실 우선수용병원 선정 및 지역지침 활용 방안을 내놨다.
◆강제이송은 응급실 마비 초래…수용불가 고지는 실패한 정책 반복
의사회는 현재 논의 중인 개정안들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로 ‘최종치료’ 대신 ‘빠른 이송’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119구급대나 상황실에 이송병원 선정 권한을 일방적으로 부여할 경우, 의학적 판단이 배제된 채 환자가 밀려들어 응급실이 마비되고 이미 치료 중인 중증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수용불가 사전고지 의무화
수용불가 사전고지 의무화에 대해서도 “매시간 변하는 병원 상황을 실시간으로 입력·고지하라는 것은 수차례 실패로 판명된 정책의 반복”이라며 “현실적 이행이 불가능한 의무를 강제한 뒤 처벌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호남지역 시범사업
호남지역 시범사업 역시 광역상황실의 역할 확대와 우선병원 지정 등 이송에만 초점을 맞출 뿐, 이송 이후 실제 치료 가능 여부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지역 이송지침 존중'이라는 표현은 결국 지역이 알아서 감당하라는 책임 방기”라고 규정했다.
◆전문가 배제한 밀실 입법…현장 이탈 가속화 우려
의사회는 입법 과정에서의 소통 부재도 강하게 비판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양부남 의원실은 거듭된 면담 요청을 이유도 없이 거절했고, 김윤 의원실은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현장 의료진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런 연락 없이 원안 그대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국회는 오는 12일 119의 이송병원 선정권 부여 및 사전연락 없는 환자 이송을 담은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이미 호남지역 시범사업 시행 후 대상지역에서 다수의 전문의가 이탈하고 있으며, 전국 확대까지 강행할 경우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연말 전국 확대를 목표로 한 시범사업은 계획부터 시행까지 공청회나 토론회 한 차례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형사책임 감면은 특혜 아닌 치료 전제 조건”…근본 투자 촉구
의사회는 형사책임 감면을 선심처럼 내세우는 것도 본말이 전도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과실 없는 선의의 응급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책임 면책은 의료진 특혜가 아니라 적극적 치료가 가능한 응급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자 궁극적으로 환자를 살리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강제이송 법안이 아니라 중증 응급환자를 끝까지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투자”라며 “전문가를 배제한 일방적 입법 강행에는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그로 인한 모든 결과의 책임은 이를 강행한 정부와 국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