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병원간호사회(회장 홍정희)가 지난 9월 29일 건국대병원에서 간호법 시행 이후 간호사의 역할 변화와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2025년 병원간호사회 간호정책포럼’을 개최해, 간호사의 전문적 역할 확립 및 독자적 업무영역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간호법 시행 이후 현장의 변화와 과제를 점검하고 간호사의 전문적 역할 확립 및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의료계·법조계 전문가, 환자단체 대표, 학계 인사 등이 참여해 다양한 시각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 간호사 독자적 업무영역 법적 인정 필요
강경화 한림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는 ‘간호법 시행에 따른 간호사의 역할에 대한 검토: 병원간호 실무현장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해 “이제는 의료기관과 간호의 존재 이유를 사회적으로 성찰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사의 독자적 업무영역 법적 인정, 진료지원업무 제도화, 간호인력 관리체계 확립, 근무환경 개선 등을 간호법 제정의 핵심 의의로 제시했다.
강 교수는 간호사의 업무범위·진료지원업무·위임입법 등 주요 쟁점을 언급하며 “간호법 시행이 단순한 업무 조정이 아니라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간호의 본질과 가치를 구현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전문성 기반 커리어패스 재설계 시급
김명숙 병원간호사회 제1부회장(서울아산병원 간호부원장)은 ‘간호사의 커리어 패스 재설계: 경력개발과 전문성 강화’를 주제로 간호법 시행이 간호사의 커리어패스 확장과 재설계에 미치는 의미를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임상 전문가·관리자 트랙 등 병원 간호사의 구체적 경력 경로를 제시하며 “간호사는 누군가의 대체 인력이 아니라 독립적 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으로서 커리어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간호사 업무 재설계, 전문지원인력 역할 확대, 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통합 돌봄, 업무와 역할에 따른 맞춤형 교육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전문성 확보와 역량 강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간호사의 역할 확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성과 기반 사고와 전문가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당부했다.
◆ 정책·의료·법조계 “간호사 역할 확대 불가피”
▲복지부 “간호법은 정책 발전의 기반”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간호법 시행령·시행규칙이 마련됐지만 진료지원업무 수행 규칙은 아직 제정 중”이라며 “간호법이 단기간에 현장의 변화를 이끌기보다는 향후 정책적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의견수렴과 협업모델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전공의 공백, 간호사 역할로 보완”
정윤빈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임상조교수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 및 수급난으로 인한 입원환자 관리 공백을 지적하며 “앞으로 입원환자 관리 영역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 기반 진료체계 도입과 간호사의 전문 커리어 패스 확립을 통한 지속가능한 진료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법조계 “국민 신뢰 기반 제도적 보장 필요”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는 “간호법 제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하위 법령 제정 과정에서 간호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사회적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간호사는 국민이 가장 가까이에서 신뢰를 쌓아온 전문가”라며 “간호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때 국민적 신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간호사들이 권한과 책임을 함께 지려는 의지를 보인다면, 국민들은 안심하고 간호사에게 진료를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간호사의 역할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 환자단체 “간호사는 치료 성패 좌우하는 핵심 전문직”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환자 보호자의 입장에서 “간호사는 단순히 의사의 보조가 아니라, 환자와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하며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전문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특정 상황에서 전공의보다 간호사를 더 신뢰한다”며, 한국 간호사의 역량이 제도적 한계 속에서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안 대표는 "간호법 시행은 간호사들에게 보다 넓은 업무 범위와 합당한 보상을 보장해야 하며, 환자 입장에서도 간호사가 독립적이고 수평적인 전문직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 독자적 행위 영역 발굴과 보상체계 마련 시급
강경화 교수는 토론에서 ”간호사의 독자적 행위 비율이 낮은 현실에서 전문직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독자적 행위 영역 발굴과 제도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간호사가 수행하는 업무의 적정한 보상체계 마련과 기관 내 지위 향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간호사의 역할 확대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므로 교육·보상·제도적 기반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간호사의 독자적 행위 영역 발굴과 커리어패스 확립, 팀 기반 진료체계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번 포럼은 간호법 시행 이후 간호사의 법적·제도적 위치, 현장 내 역할 변화, 국민이 기대하는 간호사의 모습 등 다각적인 논의를 통해 간호사의 미래 비전을 모색한 자리였다.
병원간호사회는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 제안과 연구를 지속하며, 간호사의 전문성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제도 발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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