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대한당뇨병학회가 지난 4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2025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안을 공개했다.
그동안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차 약제로 권고해온 메트포르민을 우선 사용 약제에서 제외한다.
이는 1950년대부터 75년간 당뇨병 치료의 기본으로 여겨졌던 메트포르민이 1차 치료제 자리에서 물러나는 중요한 변화다.
◆ “환자 특성 고려한 선택권 확대”
이번 진료지침 개정의 핵심은 메트포르민 1차 약제 권고 철회다.
대한당뇨병학회 이병완(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진료지침이사는 “메타분석 시행 결과 메트포르민이 타 약제 대비 우월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한국 당뇨병 환자 특성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특성상 젊은 청년층과 노인 환자가 많은데, 젊은 환자는 대사 과잉 상태인 반면 노인 환자는 에너지 부족 상태로 메트포르민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인 환자에서는 메트포르민의 식욕 저하, 구역 등 부작용이 영양 상태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차봉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사장은 “메트포르민은 좋은 약제가 분명하지만, 1차 약제로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인식돼 신약을 쓰기 위해 실제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형식적으로 처방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약물치료 초기부터 병용요법 적극 권고
이번 지침에서는 ‘약물 치료 시 메트포르민을 우선 사용하고 금기나 부작용이 없는 한 유지한다’는 항목을 삭제하고, 대신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처방과 초기 병용요법을 권장했다.
새 지침은 약물치료 초기부터 당화혈색소 목표와 현재 수준을 고려해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환자에서 이득이 입증된 SGLT-2억제제나 GLP-1수용체작용제에 대한 기존 권고도 유지된다.
개정 진료지침 알고리듬은 3가지 핵심 원칙(▲고혈당 증상을 동반한 심한 고혈당이나 췌도부전 환자에게는 인슐린 치료 ▲환자 특성에 맞는 다양한 약물 선택 및 조기 병용요법 ▲동반질환에 따른 맞춤형 치료)을 제시했다.
◆ 고혈압 목표치 하향 및 연속혈당측정 활용 확대
당뇨병 동반 고혈압 환자의 혈압 목표도 기존 140/90mmHg에서 130/80mmHg 미만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 유무와 관계없이 당뇨병 환자에게 더 엄격한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는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연속혈당측정기(CGM) 사용 권고도 강화됐다.
단순히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전문가의 체계적인 교육이 병행될 때 혈당 조절 효과가 더 크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반영해 특히 다회인슐린주사나 인슐린펌프를 사용하는 환자에게는 당뇨병 전문가팀을 통한 CGM을 권장했다.
또한 디지털 기반 교육(e-러닝 등)을 통한 자가관리 효과도 인정해 관련 권고안을 새롭게 포함했다.
◆ 소아청소년 당뇨병 관리 강화
비만율 증가로 소아청소년 2형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관련 권고도 강화됐다.
10세 이상 또는 사춘기 이후 소아청소년에게 ‘체질량지수(BMI) 85백분위 이상’이면서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선별검사를 권고하는 기준을 명확히 했다.
당화혈색소(A1C) 조절 목표는 기존 7.0%에서 6.5%로 강화했고, 진단 즉시 약물요법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권고해 장기간의 고혈당으로 인한 위험을 조기에 낮추도록 했다.
한편 이번에 개정된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진료지침 9판은 2025년 5월 8일부터 10일까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정식 발표될 예정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