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시설 입소자들은 재가 수급자보다 약물 복용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시설 입소자, 약물 관리 '사각지대' 노출

건강보험연구원의 2023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시설 입소자는 하루 평균 7.22개 성분(의약품 11.47개)을 처방받아 재가 수급자의 5.33개 성분(의약품 7.93개)보다 약물 사용량이 현저히 많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추신경계용 약물의 장기 복용 비율이다. 

시설 입소자의 76.7%가 연간 28일 이상 중추신경계용 약물을 복용해 재가 수급자(56.6%)보다 20.1%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시설 입소 노인들의 약물 부작용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장선미 교수는 “시설 입소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해 활동량이 적고, 신체 기능이 약해져 약물 흡수와 배설 능력이 저하된다”며, “약물 간 상호작용에 민감하고 부작용도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 다제약물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포괄적 약물 관리 서비스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이 장기요양시설 입소자의 과다 약물 사용 문제 해결을 위해 4월부터 서울·경기·인천·강원 지역 22개 시설을 대상으로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를 본격 실시한다.

건보공단이 마련한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는 단순 점검을 넘어 종합적인 약물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비스 모형은 ▲시설 간호사가 10종 이상 약물 복용자 등 점검이 필요한 대상자 선정 ▲공단 위촉 약사의 방문 상담 및 약물 점검 ▲필요시 시설 계약의사의 약물 제거 및 변경 처방 등 3단계로 진행된다.

특히 이번 서비스는 약사의 약물 점검에만 그치지 않고 의사의 처방 조정까지 연계되는 원스톱 서비스가 특징이다. 

또한 약사가 시설 종사자들에게 약물 보관법과 관리 방법을 교육하는 과정도 포함해 서비스 효과를 극대화했다.

◆ 하반기 참여 시설 추가 확대 예정

건보공단은 올 상반기 서울·인천·경기·강원 지역 22개 시설을 시작으로 하반기에 참여 시설을 추가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시설 방문 약사 교육과 대상 환자 등록이 진행 중이어서 가시적 성과가 곧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박향정 건강지원사업실장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만성질환자 증가로 노인 약물관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전문가, 현장, 공단 내 관련 부서 등과 적극 협업해 장기요양시설 입소자의 약물 관리를 확대하고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5년 1월부터 ‘의료이용관리실’에서 ‘건강지원사업실’로 부서 명칭을 개편한 만큼, 예방적·통합적 건강관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기요양시설모형 서비스 모형은 (메디컬월드뉴스 자료실)을 참고하면 된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