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 newsmedical@daum.net
국내 심혈관질환 전문의 격차가 최대 15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33개 지역 중 19곳의 심혈관질환 전문의 수가 전국 평균보다 적고, 대구 농촌 지역은 심혈관질환 전문의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역별 심혈관질환 전문의 불균형 심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6일 발표한 ‘HIRA 지역보건의료진단 기초연구: 의료자원의 격차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심혈관질환 전문의 수는 전국 평균 3.9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서울과 전남 도시가 각각 6.1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경남 농촌은 0.4명, 강원 도시는 0.5명에 불과해 최대 1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역 33곳 중 19곳은 전국 평균보다 심혈관질환 전문의 수가 적었고, 대구 농촌 지역에는 심혈관질환 전문의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는 지역 주민들이 심장질환 발생 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의료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 지방 심혈관질환 전문의 고령화 추세 뚜렷
더욱 우려되는 점은 지역 심혈관질환 전문의의 고령화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심혈관질환 전문의는 6명 중 1명꼴(16.9%)로 60세 이상인 반면, 강원 도시 지역에서는 심혈관질환 전문의 전원(100%)이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원도 내 동해시, 태백시, 속초시에 근무하는 모든 심혈관질환 전문의가 고령이라는 의미다.
경북 농촌 지역 심혈관질환 전문의의 60세 이상 비중도 57.2%로 높게 나타났다.
전국 33개 지역 중 13개 지역이 전국 평균(19.1%)보다 60세 이상 심혈관질환 전문의 비중이 높았다.
◆ 뇌혈관질환 전문의도 유사한 상황
뇌혈관질환 전문의의 상황도 심혈관질환 전문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구 10만 명당 뇌혈관질환 전문의 수는 전국 평균 9.4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대구 도시가 1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도시 13.5명, 서울 12.8명 순이었다. 반면 경북 농촌은 0.8명, 강원 농촌은 2.5명이었다.
60세 이상 뇌혈관질환 전문의 비중은 전국 14.8%, 서울 14.1%였지만, 강원 도시에서는 64.2%, 인천 농촌에서는 60.0%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심뇌혈관질환 전문의를 합산한 결과, 강원 도시의 60세 이상 비중이 82.1%로 가장 높았다.
인구 10만 명당 전문의 수는 전남 도시가 19.6명으로 가장 많은 반면, 경북 농촌은 2.2명에 불과했다.
◆ 지역 의료격차 해소 위한 대책 필요
연구진은 “도시와 비도시권 지역 유형 간 전문의 수와 연령에서 격차가 두드러졌다”며, “도시보다 농촌 지역일수록 기준 인구당 전문의 수는 부족하고, 60세 이상 고령 전문의 비중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2023년을 기준으로 분석한 것으로, 지난해 의정갈등으로 인한 상황 변화는 반영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2024년 기점으로 의료인력 대란 등 의료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전공의 이탈 등으로 가용 시설이 있음에도 인력 부족으로 환자에게 적정서비스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추후에는 최근 쟁점과 관련한 지표를 반영해 전국 또는 지역별 상황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간 심혈관질환 전문의 불균형과 고령화 현상은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심뇌혈관질환의 골든타임 확보와 생존율 향상을 위해 지역 의료 인프라 강화와 젊은 전문의 유치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