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medicalkorea1@daum.net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이어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망소식에 의료계는 침통해 하고 있다.
두 명의 의사 모두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노력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사 개인의 문제가 아닌 의료체계 근본의 문제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준법진료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의사의 평균 진료량은 OECD 국가 중 가장 많고, 이는 회원국 평균(연간 일인당 7.4회)의 2.3배(연간 일인당 17회)에 해당한다. 종합병원, 대학병원 급의 의료기관을 선호하는 국민 정서로 인해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진료량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사 개개인에게 10시간 이상의 진료를 강요해 국민을 위한 안전 진료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전공의들의 경우 근로자이자 수련을 받는 교육생이라는 이중적 지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1주일에 최대 88시간까지 근무하고 있지만 처우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기도 하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대다수 병원 의사들은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근로시간이 아닌, 사실상의 휴식시간 없이 24시간 대기에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으로, 극히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 처해 있다”며, “의사가 건강해야 환자가 건강하다. 안전한 진료환경에서 최선의 진료가 나올 수 있다.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한 근무환경 조성이 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의사가 진료 중 환자의 칼에 찔려 살해를 당하고, 과로 속에서 자신의 건강도 돌보지 못한채 병원에서 과로사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의료계의 실정이다”며, “더 이상 이런 현실을 방치할 수 없어 지난해 11월 근로시간 준수와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등 준법진료를 선언 하고 그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배포하여 각 기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는 등 적정 근무를 포함한 준법진료 정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대집 회장 등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지난 7일 오후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故 윤한덕 센터장의 명복을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했으며,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에 대해서는 애도를 전했다.
최 회장은 “가족과 주말 내내 연락이 되지 않아도 마치 일상인 것처럼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프다. 이는 평소 윤 센터장이 얼마나 환자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진료하고 일에 몰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