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의협 의료정책연구원, 5개국 수가계약제도 분석 결과 발표…대표적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 현행 제도의 구조적 한계와 실질적 대등성 부족 문제점 지적 - 협상 범위 확대와 투명성 강화 방안도 함께 제안
  • 기사등록 2025-08-14 20:00:05
기사수정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하 연구원)이 국내 수가 계약 시 보험자와 공급자, 공익 대표가 대등하게 참여하는 협상 구조 구축과 협상 결렬 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중재·조정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나섰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가계약제도의 문제점을 분석,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주요국 사례를 비교 연구한 결과 이같이 제시했다.


◆ 20년 이상된 수가계약제도, 구조적 한계 드러나

2001년 도입된 우리나라 수가계약제도는 보험자와 공급자 간 합리적이고 공정한 협상을 통한 의료수가 결정을 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구조적 한계와 실질적 대등성 부족, 협상 범위의 협소함, 불투명한 협상 과정 등 다양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가입자 중심 구성, 협상 결렬 시 건정심의 일방적 결정 구조 등은 공급자와 보험자 간 실질적 협상력을 불균형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는 계약제도의 본질인 자유로운 합의와 상호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 주요국은 대등한 협상구조 운영 중

▲ 캐나다·독일·프랑스, 협상 당사자 동수 참여 원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에서 협상 당사자가 대등하게 참여하는 수가 협상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의료서비스위원회는 정부, 의사회, 공익 대표가 각각 3명씩 동수로 참여하며, 가입자를 대표하는 공익 대표를 의사회와 정부가 공동 지명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독일 연방공동위원회는 보험자 5명, 의사 2명, 병원 2명, 치과의사 1명, 중립적 의장 및 위원 3명으로 구성된다. 

프랑스는 보험자연합과 4개 의사조합이 동등하게 협상에 참여하며, 의사조합 과반수 찬성으로 협상안이 최종 채택된다. 

일본 중의협도 공급자와 지불자 각 7명, 공익위원 6명으로 균형 있게 구성되는 3자 구조를 원칙으로 한다.


▲ 독립적 중재·조정제도로 신뢰 회복

협상 결렬 시 독립적 중재·조정제도는 계약제도의 본질을 구현하고 보험자와 공급자 간 신뢰 회복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2017년부터 구속력 있는 중재 체계를 도입해 수가 협상 및 분쟁을 해결하고 있다. 중재위원장을 포함한 3명의 중재위원은 양측의 신뢰를 받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전문가로 선정되며, 중재 결과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독일은 보험자협회와 의사협회 간 협상 결렬 시 연방공동위원회의 중립적 의장과 다자구성 위원회가 조정·중재 역할을 한다. 

일본은 공급자, 지불자, 공익위원이 삼자 합의로 수가를 결정하며, 합의가 어려울 때는 중립적 전문가인 공익위원의 중재와 다수결로 결정한다.


◆ 포괄적 협상 범위와 투명성 확보

▲ 의사회 주도 권고안 제안 구조 정착

주요국에서는 의사회가 수가 권고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협상 기구가 이를 검토 및 승인하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의사회 산하 수가위원회가 기본 권고안을 마련하고 협상 기구인 의료서비스위원회가 이를 승인하거나 수정한다. 

프랑스도 의사조합이 수가협상안을 보험자연합에 공식 제출하며, 이는 협상의 출발점이자 정부의 최종 승인 대상이 된다.


▲ 단순 수가를 넘어선 포괄적 계약 내용

계약의 내용과 범위도 포괄적이며 다양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의사기본협약은 의료수가 및 보상 체계, 의사 인력 배치, 질 관리 및 의료정책 협력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계약이다. 

단순한 수가 계약을 넘어 지불보상, 지역 불균형 해소, 질 관리 지표 도입, 근무환경 개선, 분쟁 해결 메커니즘 등을 포함한다.

독일 연방공동위원회는 의료서비스의 질 관리, 비용 효율성, 적응증 및 대상 환자군 정의, 품질 보장 요건 설정, 기존 치료법과의 비용 비교, 추가 이점 평가 등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는 포괄적 협상 범위를 갖는다.


◆ 투명성과 안정성 동시 추구

주요국은 수가 협상을 위한 근거자료, 중재 과정, 협상 결과 등 전 과정을 공개해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다년 계약을 통해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신뢰를 바탕으로 행정적 부담과 갈등을 최소화한다. 

캐나다는 3~4년, 프랑스는 5년, 일본은 2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다.


◆ 4가지 개선방안 제시

연구원은 주요국 사례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수가계약제도의 개선 방안을 4가지로 제안했다. 

첫째, 협상 구조의 대등성을 확보하고 공급자가 실질적 계약 당사자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협상 범위를 환산지수에만 한정하지 말고 당해 연도 주요 상대가치점수제도 변경 사항이나 주요 정책 변경 사항도 협상 과정에서 논의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협상 결렬 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중재·조정기구를 법제화해 협상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넷째, 협상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신뢰 기반의 협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연구원은 “현행 수가계약제도의 합리적 개선을 통해 공급자와 보험자 간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관련기사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69367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7월 제약사 이모저모]동아, 비보존, 한국다이이찌산쿄, 한미약품, GC녹십자 등 소식
  •  기사 이미지 [7월 제약사 이모저모]동아, 비보존, 신신, 셀트리온,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 소식
  •  기사 이미지 [7월 제약사 이모저모]동아ST, 머크, 알피바이오, 지씨셀, 큐라클 등 소식
분당서울대병원
아스트라제네카
국립암센터
분당제생병원
경희의료원배너
한림대학교의료원
서남병원
위드헬스케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