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인 비만율이 38% 수준에서 정체된 가운데 20~30대 젊은 남성층의 고도비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비만학회(이사장 김민선)는 4일 여의도콘래드서울호텔에서 개최한 ‘ICOM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 10년 발간 ‘비만 팩트시트’
올해 ICOMES에서는 대한비만학회가 10년째 발간해 온 ‘비만 팩트시트(Obesity Fact Sheet)’를 돌아보는 특별 세션도 개최돼 관심을 모았다.
지난 10년간 건강보험공단(NHIS) 및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자료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비만의 현황과 변화를 제시하며, 정책 수립과 임상 진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되어 왔다.
▲ 젊은 남성층 고도비만 급증 심각
2025년 팩트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오랜 증가 추세를 보이다 최근 3년간 약 38% 수준에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이라는 점은 심각한 공중보건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여성보다 남성에서 비만이 더 두드러지며, 20~30대 젊은 남성층에서 고도비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이 연령대에서 대사질환, 심혈관질환, 근골격계 질환의 조기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가족 간 비만 연관성 확인
올해 팩트시트는 연령과 성별에 따른 비만 관련 동반질환의 위험도를 면밀히 분석했으며, 부모의 비만이 자녀의 비만으로 이어지는 가족적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는 비만이 단순히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 건강 불평등으로 확산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임을 부각시키며, 공중보건 정책 수립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 정책적 개입 필요
학회는 건강보험정책 심포지엄을 통해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생활습관 개선, 환경 조성, 정책 개입, 약물·수술 치료 등 다각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논의했다.
특히 비만을 임상적 질환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과 사회경제적 이익을 달성하는 핵심 방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비만 치료가 대사수술을 제외하고 여전히 비급여 중심 구조로 인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최근 비만치료 혁신 신약의 등장으로 치료 효과가 개선돼 일본과 미국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된 사례가 소개되며, 우리나라 역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됐다.
나아가 소득 및 교육 수준에 따라 비만율이 달라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사회적 형평성과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성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임을 확인했다.
◆ 전 생애주기 비만 관리 조명한 국제학술대회
대한비만학회는 9월 3일부터 6일까지 여의도콘래드서울호텔에서 ‘International Congress on Obesity and Metabolic Syndrome, ICOMES 2025’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국내외 연구자와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최신 연구 성과와 임상 경험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비만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올해 ICOMES의 주제는 ‘요람에서 노년까지, 평생의 비만 극복 여정(Lifelong Journey for Fighting Obesity: From Cradle to Grave)’으로, 전 생애주기에 걸쳐 비만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통합적으로 조명했다.
학술 프로그램은 성별과 연령을 포괄하며, 기초 연구와 임상, 영양, 운동, 정신건강 등 다학제적 아젠다를 담고 있다.
특히 여성 대사 건강, 노인의 비만과 호르몬, 근육·식욕 대사의 최신 이해, GLP-1 계열 약물 치료와 영양 전략을 접목한 라이프스타일 관리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제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 국제 협력 강화와 차세대 연구자 육성
ICOMES 2025는 글로벌 학술 교류의 장으로서 미국비만학회(TOS), 유럽비만학회(EASO)와의 공동세션을 통해 국제 협력을 강화했다.
미국비만학회와의 세션에서는 국가별 소아비만 관리 가이드라인과 실제 사례가 소개됐으며, 유럽비만학회와의 세션에서는 비만 정밀 약물치료와 심혈관 위험 관리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차세대 연구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Rising Stars in Obesity Research’ 세션도 마련돼 관심을 높였다.
9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구두발표 형식의 세션에서는 ‘차세대 프런티어’를 주제로 기초 및 전임상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조망하며, 젊은 연구자들이 비만 연구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김민선(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이사장은 “비만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진행성 질환”이라며, “ICOMES 2025는 전 생애를 관통하는 비만 관리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국제 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과학적 근거와 정책적 해법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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