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학회(이사장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제5회 아시아종양학회 국제학술대회(AOS 2025)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 세계 23개국에서 약 1,800명의 기초 및 임상 암 연구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암 정복을 위한 연결과 협업(Connect and Collaborate to Conquer Cancer)’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학술대회는 기초부터 임상, 정책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4개의 주요 강연과 40개의 심포지엄 등 총 56개의 학술 세션에서 약 650편의 강연 및 초록 발표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AOS가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학회로 성장하는 데 대한암학회가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 세계 석학들의 최신 연구 동향 공유
6월 3일 플래너리 세션에서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Calvin J. Kuo 교수가 오가노이드 모델을 주제로 강의했고, 이어 대만 국립타이완대학의 James Chih-Hsin Yang 교수가 폐암 치료의 최신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6월 4일 서울의대 임석아 교수가 전임상 발견의 임상 적용 사례를 소개했으며, 이어 캐나다 토론토대의 Lillian Siu 교수(AACR 회장)가 임상시험 설계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AOS의 전신인 APFOCC 발전에 기여한 故 김진복 서울의대 명예교수(인제대 명예의료원장 겸 백병원 위암센터 원장)를 기리는 기념강연에서는 연세의대 성진실 교수가 간암의 방사선 치료에 대한 최신 연구를 공유해 주목을 받았다.
◆ 첨단 기술과 환자 중심 치료 패러다임 전환 논의
심포지엄에서는 인공지능(AI)과 대형언어모델(LLM), 후성유전학, 차세대 방사선 치료 기술 등 첨단 기술이 암 연구와 임상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또 ctDNA, 항체약물접합체(ADC), 암 백신 등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사하는 주제들이 다뤄졌으며, 완화의료, 생식력 보존, 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 방안 등 환자 중심의 세션도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 아시아 15개국 51개 학회 참여하는 글로벌 플랫폼
이번 학회에는 일본 Japanese Cancer Association(JCA), 중국 China Anti-Cancer Association(CACA), 싱가포르 Cancer Science Institute(CSI), Asia Oncology Nursing Society(AONS)를 비롯해 국내 대한두경부종양학회, 대한면역학회, 한국유전체학회,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대한신경종양학회 등이 공동 심포지엄에 참여해 각국 및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대한암학회 라선영 이사장은 “AOS는 기존 아시아 암분야를 대표해오던 아시아태평양암연맹(APFOCO)과 아시아임상종양학회(ACOS)를 통합해 출범한 단체로, 아시아 15개국 51개 학회가 참여하고 있다”며 “AOS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글로벌 종양학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대한암학회는 그 중심에서 아시아 협력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제 협력 확대와 연구 격차 해소 노력
AOS는 학술대회를 넘어 아시아 지역 국가 간 학술 교류 및 협력, 연구 격차 해소, 저소득국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전략도 수립 중이다.
트래블 그랜트 제도를 통해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인도 등 국가에서의 참여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AACR, 일본 JCA 등과의 연계를 통해 국제 영향력도 높이고 있다.
AOS는 매년 아시아 지역을 순회하며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일본 고베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라 이사장은 “이번 학술대회 참가국 대표들이 AOS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AOS의 위상 강화가 실질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 동반진단 제도 개선 방향 정책 세션 운영
국내 26개 암 관련 학회로 구성된 암관련학회협의체는 ‘암 치료 최적화를 위한 동반진단 제도 개선 방향’을 주제로 정책 세션도 운영했다.
이 자리에서는 다양한 PD-L1 검사법의 병원 간 차이와 급여 적용의 제한, 식약처와 심평원 간 제도 불일치 등 현실적인 문제점이 제기됐으며, 호환성 있는 검사 허용 및 규제 당국 간 협조 강화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 연구자들의 학술 활동 장려를 위한 시상
대한암학회는 연구자들의 학술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매년 다양한 부문의 시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Outstanding Abstract Award, Merit Award, Best Oral Award, Best Poster Award 등을 통해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수상도 진행했다.
실제 학회 정기총회에서는 우수논문상(기초, 중개, 임상) 및 기업 후원 학술상(머크, 광동제약 등)이 수여했다.
라 이사장은 “이번 AOS 2025는 아시아 지역 암 연구의 발전과 국제 협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특히 첨단 기술과 환자 중심 치료법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통해 암 정복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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