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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혈액학회, 현행 혈액암 산정특례 재등록 기준 개선 촉구 - 치료 지속 여부와 임상 판단 중심 - 만성골수성백혈병 등 평생 치료 필요한데 5년 후 재등록 제한 - “조직검사 강제하는 현 제도, 환자 부담 가중시키고 치료 전략 왜곡”
  • 기사등록 2025-06-10 2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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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혈액학회가 만성골수성백혈병(CML) 등 혈액암의 현행 산정특례 재등록 기준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혈액학회는 “이 임상 진료 지침과 치료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치료 지속 여부와 임상적 판단을 중심으로 한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8년 이후 비합리성 지적 

혈액학회는 2018년 등록기준 개정 이후 지속적으로 현행 기준의 비합리성을 지적해왔다.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1차 의견서를 제출한 이후, 2020년에는 NCCN 및 ELN 등 국제 가이드라인과 관련 논문을 근거로 보완자료를 제출했으나 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평생 치료 필요한데 5년 후 재등록 제한

현재 CML의 표준 치료는 미국 NCCN 및 유럽 ELN 진료지침에 따라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KI)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복용이다. 

Imatinib, nilotinib, dasatinib 등의 약제는 암세포 분열을 억제하지만 백혈병 줄기세포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해 TKI를 평생 복용하는 것이 치료 원칙이다.


유전자 검사(BCR-ABL1)에서 ‘미검출’로 나타나더라도 실제로는 체내에 백혈병 세포가 잔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따라서 CML 환자가 5년이 경과한 시점에 골수검사, 염색체검사, 유전자검사 등에서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치료는 지속돼야 하며, 이들은 여전히 항암 치료 중인 암환자다.


조직학적으로 잔존 암을 입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산정특례 재등록을 제한하는 현재 기준은 질병의 생물학적 특성과 치료 전략 모두를 왜곡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혈액학회는 지적했다.

◆ 치료 중단 환자도 지속 모니터링 필요

최근 일부 환자에서 깊은 분자 반응(Deep Molecular Response, DMR)을 장기간 유지하는 경우 치료 중단(Treatment-Free Remission, TFR)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TKI 중단 후에도 50% 이상에서 2년 내 분자 재발이 발생하며, NCCN은 TFR 유지 환자에 대해 첫 1년간 매달,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BCR-ABL1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약제 복용을 중단한 환자조차도 완치 상태가 아니라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수적인 상태임은 명확하다. 

그러나 현행 제도하에서는 TKI를 복용하지 않으면 산정특례 재등록이 불가능해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불이익을 피하고자 불필요하게 약제를 계속 복용하게 된다.


◆ 불필요한 약제 복용으로 재정 효율성 저해

TKI의 연간 약제비가 1인당 약 2,000만 원임을 고려하면, 이러한 구조는 오히려 재정 효율을 해치고 있다. 

TFR을 통해 장기적으로 치료 약제를 중단하고 정기적인 분자학적 검사만 시행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훨씬 유리하다는 점에서, TKI 복용 여부에 관계없이 암환자로서 재등록이 가능해야 한다고 혈액학회는 강조했다.

그래야만 환자와 의료진이 임상적으로 타당한 TFR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다른 혈액암에서도 동일한 문제 발생

이 문제는 CML에 국한되지 않고 다발성골수종,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골수증식종양 등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 이후 유지요법을 받는 다발성골수종 환자나, 수년간 경구 항암제를 복용해야 하는 소아청소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 역시 조직검사로 암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으나 치료는 계속돼야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혈액암 질환 특성상 진단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재등록을 제한하는 방식은 절대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혈액학회는 판단했다.


◆ 환자별 맞춤형 기준 적용 필요

대한혈액학회는 “재등록 기준이 5년이라는 획일적 시점을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재발 시점에서 재등록이 가능하도록 각 환자의 치료 경과와 임상의 판단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직검사나 CT 같은 침습적이고 고비용의 반복 검사를 강제하는 현 제도는 환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초래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치료 전략의 왜곡까지 불러온다는 지적이다.


혈액학회는 “치료 지속 여부와 진료 지침에 기반한 실질적 기준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며, 이는 환자 중심의 합리적 제도 운영과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운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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