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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하얀블랙홀 제2부
  • 기사등록 2014-05-04 10:54:03
  • 수정 2014-05-05 12: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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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고 복잡한 세상은 가느다란 인연의 끈들로 얽혀 있다.

서로 입장과 위치에 따라, 미움과 반목으로 그 끈은 잘려나가기도 하고, 때론 무관심과 외면으로 삭아 끊어지기도 한다. 사회 양극화가 극심해진 이 시대에, 우리는 어쩌면 이 끊어진 끈들을 다시 잇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과 경제 민주화, 공생을 부르짖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 우리 시대 화두에 관한 답이 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안락한 자본주의가 폐기처분 했던 인간의 초월적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내 아들, 딸, 또 젊은 세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소설가 박범신 인터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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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05년 1월 16일 16시, 박정헌과 최강식은 히말라야 촐라체에서 서로를 오로지 5mm 자일로 연결한 채,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라는 절체절명의 순간과 마주했다.
 
히말라야 산맥 가운데 죽음의 직벽으로 악명 높은 촐라체 등반 중, 최강식이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사이로 25m를 추락하면서, 함께 끈을 묶고 있던 박정헌 역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인적이 끊긴 영하 30도의 설산에서 생명을 담보로 한 선택을 해야 했던 박정헌. ‘끈’ 을 놓지 않고 함께 죽을 것인 가, ‘끈’ 을 자르고 혼자 살아 돌아갈 것인가. 그는 과연 어떤 결단을 내렸을까?

그들은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박정헌과 최강식을 연결한 자일은 그냥 끈이 아닌, 생명줄이자 핏줄과도 같은 것이다. - 산악인 엄홍길 인터뷰 中-

수많은 산악인들의 생명을 빨아들인 하얀 블랙홀, 크레바스.

그 무시무시한 죽음의 계곡을 사이에 두고 정헌과 강식은 5.5mm 끈 하나에 의지해 서로의 생명을 책임져야 했다. 살기 위해 부러진 다리의 고통을 참고 크레바스를 기어오르려는 강식과, 부러진 갈비뼈의 통증을 견디며 그런 강식의 무게를 버텨야 하는 정헌. 그러나 그들은 끝내 서로를 놓지 않았다.
 
끈을 끊고 혼자 살기보다는 함께 죽고자 했던 정헌과 그런 정헌을 살리기 위해 혼자 조용히 죽음을 준비하던 강식의 마음이 불러온 기적. 절망과 공포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겨져 있었던 마지막 ‘희망’. 그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또 한 번의 추락..그리고 이별. 

기적처럼 크레바스를 탈출한 강식. 그러나 그것은 또 다른 고난의 시작이었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척추가 내려앉은 정헌이 두 다리가 성치 못한 강식을 데리고 다시 하산을 강행해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안경을 잃어버리고 설맹 증상으로 한치 앞도 가늠하지 못했던 탓에 정헌은 하산 도중 사고를 당하게 되고..더 이상 서로를 책임질 수 없었던 그들은 결국 이별을 결심하는데..

만신창이의 몸을 이끌고 혼자 산을 내려와야 했던 정헌과 부러진 다리를 끌고 기어서 산을 내려와야 했던 강식..그렇게 두 사람의 처절한 생존사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촐라체가 가져간 여덟 개의 손가락과 열 개의 발가락

죽음 직전에 가까스로 야크를 몰던 현지인에게 발견된 정헌과 강식. 기적 같은 생환이었다. 세상은 이들의 생환을 뜨거운 동료애와 믿음이 가져 온 ‘촐라체의 기적’이라 칭했고 그들이 지켜낸 신뢰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치러야 할 대가는 끔찍하리만큼 가혹했다. 처절한 하산 과정에서 심한 동상을 입은 탓에 까맣게 변해버린 손과 발.
 
결국 몇 차례의 대수술 끝에 정헌은 8개의 손가락과 2개의 발가락을, 강식은 9개의 손가락과 10개의 발가락을 떼어내야 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신체 일부분을 잃게 된 두 사람. 그들 앞에는 이제 촐라체 보다 더 크고 험난한 인생이라는 산이 놓여 있었다.

저에게 8개의 손가락을 자른다는 것은 피아니스트에게 10개의 손가락을 자르는 것과 같은 거에요. 제 모든 인생을 다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죠. -박정헌 인터뷰 中-

다시 촐라체로 향하다

2013년 12월 24일. 박정헌과 최강식은 9년 만에 다시 한 번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자신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등반가로서의 삶을 앗아갔던 애증의 산 촐라체. 그들이 촐라체를 다시 찾은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사고 이후 9년 만에 다시 선 촐라체 앞에서 정헌과 강식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데..사고 후 9년, 그들에겐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박정헌과 최강식이 올랐던 ‘촐라체’는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저마다의 목표인 동시에 살면서 한번쯤 맞닥뜨리는 고난과 역경을 상징한다. 따라서 촐라체에서 조난을 당했던 그들의 실화는 인생이라는 산을 오르는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이야기이자 고난과 역경에 맞선 인간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다. SBS스페셜[하얀 블랙홀]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와 관계에 대한 성찰 그리고 고난과 역경 뒤에 찾아오는 ‘희망’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한국 최초로 시도되는 산악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콜라보레이션! -> 박범신의 소설 [촐라체]가 한편의 영상으로 살아난다.

[하얀 블랙홀]에 담긴 박정헌 최강식의 실화는 2007년 한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연재되어 화제가 되었던 박범신의 소설, ‘촐라체’의 모티브가 된 이야기다. 그만큼 극적인 이들의 실화를 보다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제작진은 국내 최초로 산악드라마와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방식의 제작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산악다큐와는 차별화된 영상미와 전문 배우들의 열연이 주는 극적재미를 부각시키고, 실제 주인공인 박정헌 최강식이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함으로써 다큐멘터리가 갖는 사실성의 힘을 살려냈다.

히말라야 촐라체와 알프스 샤모니 현지 올 로케이션 촬영!

총 6개월의 제작 기간 중 두 달간의 촬영은 모두 해외에서 이루어졌다. 실제 조난사고가 발생했던 히말라야 촐라체와 알피니즘의 발상지이자 등반의 메카라 불리는 알프스 샤모니가 주 촬영지로 선정되었다. 최첨단 장비와 촬영기법을 통해 담아낸 히말라야 촐라체와 알프스의 거대 빙벽 등반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두 사람의 처절했던 조난과정을 간접 체험케 하는 동시에 화면을 통해 실제 빙벽을 오르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배우들의 열연으로 대역 없이 진행된 추락 씬

두 사람의 조난 과정 중 가장 긴박했던 촬영은 최강식이 크레바스에 추락하는 순간과 박정헌이 빙벽에서 미끄러지는 장면이었다. 죽음을 눈앞에 둔 두 사람의 절박한 심정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배우들은 전문 산악인들의 자문과 현장지도 속에, 대역 없이, 직접 추락을 감행했다. 당시 사고 상황을 그대로 재현한 25미터 추락 씬은 기존의 산악드라마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떨림을 선사할 것이다.
방송 : 5월 4일(일) 밤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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