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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정신의학회, 진주방화 살인사건 유가족 국가배상청구 승소 “환영”…3가지 제안 - 정신질환에 따른 자타해 우려시 국가에 범죄 예방책임 인정한 최초 사례
  • 기사등록 2023-11-19 22: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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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오강섭)가 진주방화 살인사건 유가족에 대한 국가배상청구 일부 승소에 대해 환영과 함께 3가지 제안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4민사부(재판장 박사랑)는 지난 11월 15일 안인득이 2019년 4월 17일 저지른 진주방화살인사건의 희생자 유가족 4명이 제기한 국가배상청구 소송에서 위 사건을 직접 저지른 것은 안씨 개인이지만 국가에게도 손해의 40%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9년 4월 17일 일어난 진주방화살인사건으로 5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범인 안인득은 중증정신질환으로 인한 피해망상으로 아무 관련 없는 이웃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고, 이웃들은 경찰에 9번 신고했고, 범인의 형은 입원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법제사회특별위원장은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와 함께 진주방화사건의 유족분들을 만나 아픔을 위로하고 중증정신질환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강화되어야하며, 이러한 사고를 막을 책임은 현행법으로도 국가에 있다.”라고 말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오지원 변호사(법과치유)는 “재판과정은 유가족 입장에서는 트라우마를 재경험하게 되는 매우 고통스런 과정이다. 소송을 위해 다시 사건을 떠올려야 한다고 생각하자 두려움이 앞서는게 당연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가족의 죽음을 헛되이 하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2021년 11월 8일 손해배상청구소장을 제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딸과 어머니를 잃은 유족은 ‘조현병 환자가 왜 밉노? 그 사람들도 아픈 사람이다. 방치돼 있었던기 잘못이지. 약만 먹으면 괜찮았을 사람이 범죄자가 되고, 그 사람 가족까지 죄인이 되는 기고. 안인득도, 안인득 형도 피해자다.’”라고 말했다. 


실제 안인득은 2010년부터 치료를 받던 7년간 호전되었고 지역사회에서 생활이 가능했다. 적시에 국가에 의한 치료가 이루어졌다면 22명의 생명이 죽고 다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오지원 변호사는 “치료중단 이후 자타해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 의심자에 대해 경찰이 법과 매뉴얼을 준수하였다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본 최초의 판결이다.”라며, “자타해 위험성이 있는 정신질환 의심자에 대해 경찰이 신고자의 호소를 가벼운 민원으로 취급하면서 관계 법령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안에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로 행정입원 절차 등에 있어 경찰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판결내용에 따르면 경찰은 정신건강복지법이 현장에서 적용되도록 세부적인 매뉴얼을 만들고 배포하는 등 관련 교육을 하지만 현재보다 훨씬 강화되고 실질적인 역량교육과 훈련 등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이 확인됐다.”라며, “지속적, 정기적으로 협동 교육훈련을 받게 하는 등 다각적인 모색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 원고들은 이 소송 마지막 변론기일에 어렵게 본인들의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오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수차례 신고를 헀음에도 보호를 받지 못하다가 참혹한 범죄피해를 당한 원고들과 피해자들에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받았어야 한다는 확인을 분명히 해 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내가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도록 용기내주신 유가족의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소송비용 모금 등을 통해 유가족을 응원하고 지지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마음에도 감사를 보낸다.”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하여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다음과 같이 추가적인 제안도 제시했다. 


◆더 적극적인 정부와 지자체 역할 필요…정신건강전문가 핫라인 보강 등  

이번 판결은 중증정신질환으로 자타해위험이 있어도 보호의무자입원이 있다는 이유로 지자체와 경찰, 소방이 행정입원과 병원 이송에 소극적이었던 그간의 관행이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상으로도 더이상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선 모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지역사회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경찰과 소방에 대한 적극적 정신건강교육과 함께 응급입원을 시키려해도 병원을 찾아헤메는 일이 없도록 정신건강전문가의 핫라인과 병상안내시스템 등 지원체계도 보강해야한다. 


◆보호의무자제도 폐지, 현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논의 계기 

중증정신질환의 고통을 환자와 보호자에게만 책임지워 온 중중정신질환에 대한 비자의치료시스템(외래치료지원제, 비자의입원)이 보호의무자제도의 폐지와 함께 선진국 수준으로 현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하는 사회적 논의가 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중증정신질환 급성기 치료, 지역사회케어 필수의료 지정 

진주방화사건 후 4년 이상 경과했지만 올해 서현역 사고 등 똑같은 비극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수면 위로 드러난 커다란 비극 뒤에는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아픔이 매일 수많은 환자와 가족에게 반복되고 있다.


중증정신질환의 급성기 치료와 지역사회케어를 필수의료로 지정하여 후진적인 치료적 환경의 개선을 통해 이러한 비극을 다시는 겪지 않을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백종우 위원장은 “정부와 국회가 나서 법과 제도 개선으로 응답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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