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의 평가업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2003년부터 각 응급의료기관의 법정 지정기준 준수 여부와 서비스 수준을 매년 평가하여 결과를 공표하고 있다.
여기서 응급의료기관을 직접 평가하는 것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담당하고 있는데,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2000년 응급의료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중앙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아 평가업무를 지금까지 담당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보건복지부에 받은 자료를 토대로 “중앙응급의료센터는 타 응급의료기관을 평가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평가할 수 없어서 그동안 한번도 평가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즉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13년 동안 타 기관은 평가하면서 스스로는 평가받지 않고 있었다는 것.
최동익 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타 기관을 평가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기준에도 일부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최동익 의원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시설, 인력, 장비 현황을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기준과 비교해본 결과,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비해 소생실 및 중환자실, 입원실 병상이 부족했으며 응급실 24시간 전담전문의도 1인이 부족했다.
부착형흡인기는 병상 당 1개가 기준인데 23병상을 가진 국립중앙의료원은 17개 뿐이었다. 또 응급의료센터와 교신할 수 있는 통신설비와 응급의료정보제공을 위한 전산장비 등의 시설도 없었다.
<표> 권역응급의료센터 기준에 따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현황 비교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8조에는 ‘모든 응급의료기관 등’이 평가대상으로 정확히 명시되어 있어 중앙응급의료센터도 응급의료기관평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시행규칙에 따라 중앙응급의료센터를 평가하고 싶어도 평가할 기준 조차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최동익 의원은 “시행규칙상 분명히 평가대상에 중앙응급의료센터도 포함되는데 이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응급실을 버젓이 운영하고 있음에도 평가주체이기 때문에 그동안 평가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핑계에 불과하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지정기준을 구체화하고 이를 평가하기 위한 제도를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국립중앙의료원은 국가보건의료안전망을 지키는 대한민국 중심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써 타 응급의료기관을 평가하고 교육하는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수준에 맞게 시설, 장비, 인력 등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