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방문진료센터 모형을 둘러싸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향성은 맞지만 실행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완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대한재택의료학회 2025년 추계 심포지엄에서 이충형 서울봄연합의원 원장은 ‘지역의사회 중심 방문진료센터 모형’을 제안했고, 김주형 집으로의원 원장은 이 모형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열띤 논쟁이 이어졌다.

◆이충형 원장 “지역의사회 중심 지원센터 필요”
이충형 원장은 “전국민에게 미충족 의료 없이 재택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두 개의 축”이라며 모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두 축은 단일 의료기관 내 다학제 팀을 이룬 재택의료센터 모형과 단독 개원의가 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지역사회 자원과 협력하는 재택의료 모형이다.
이 원장은 “지역의사가 방문진료에 참여할 때 오랜 기간 환자-의사 관계를 맺은 의사가 지속적인 재택의료를 할 수 있고, 지역의사회의 다양한 전문의가 재택의료에 참여할 수 있다”며 “지역사회의 재택의료 미충족 의료를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문진료 지원센터 구성
제안된 방문진료 지원센터는 센터장(지역의사회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다.
센터장은 지역의사회 회원 참여 유도, 퇴원 환자 의료·돌봄 종합 판정 참여, 센터 운영 및 업무 총괄 등을 담당한다.
간호사는 사례관리 및 상담, 의료자원 연계 조정, 필요시 직접 간호 처치를 수행한다.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 연계, 돌봄 및 복지 연계, 사례관리를 맡는다.
▲운영 방식
운영 방식은 지역 특성에 따라 네 가지 모형으로 제시됐다. 지역의사회가 직접 운영하는 모형(전주시 사례), 지역의사회 내 의료기관에 위탁하는 모형(서울 은평구 사례), 재택의료센터가 위탁 운영하는 모형, 지자체 보건소 등이 운영하는 모형이다.
지원센터는 대상자 발굴, 사례 접수 및 평가, 연계 및 진료, 사후 관리의 4단계로 운영된다.
보건소·동주민센터·방문간호센터·통합돌봄지원창구 등에서 거동불편자를 발굴하고, 센터 내 코디네이터가 환자 정보를 수집해 포괄평가표를 작성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단기진료형, 정기관리형, 협진형으로 서비스를 분류하고, 참여 의원과 매칭해 진료를 제공한다.
이 원장은 “환자 중심의 재택의료 서비스는 방문진료, 비대면진료 및 환자관리, 의료복지 연계, 재활 및 작업치료, 간호 처치 및 교육, 퇴원 환자 연계 등을 포괄해야 한다”며 “단독 개원의가 이 모든 것을 수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원센터의 케어 코디네이션과 통합 돌봄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문진료의원 5,000개, 재택의료센터 500개를 목표로 하자”며 “방문진료의 저변이 확대돼야 그중에 재택의료센터에 참여하는 의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주형 원장 “운영·재정·거버넌스 문제 심각”
김주형 원장은 이충형 원장의 모형에 대해 “방향성은 옳지만 운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선제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섯 가지 딜레마를 제기했다.
첫째, 운영의 딜레마다.
김 원장은 “재택의료는 의사의 선의와 헌신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플랫폼’이 아닌 ‘부담 전가(알아서 잘해보세요)’ 모델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적 지원만으로는 의사의 시간적, 체력적 부담을 해결할 수 없고, 진료실 공백과 외래진료·방문진료 간 시간적 충돌 문제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의사 참여율 저하와 서비스 질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둘째, 재정의 딜레마다.
김 원장은 전주시의사회 통합돌봄지원센터 사례를 들며 “시범사업 이후 계획이 부재하고 정부 예산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설문조사에서 78.6%가 수가 인상을 최우선 과제로 응답한 점을 지적하며 “초기 투자 및 이동 소요 시간에 따른 기회비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가 현실화와 정부 예산 외에 지자체·복지기금 등 다원적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일본은 고난도 관리 가산, 24시간 책임 체계, 다직종 컨퍼런스 수가 인정 등 각종 가산으로 참여 유인을 강화했지만, 복잡성과 청구 비용 확대로 최근 ‘단순화·통합’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셋째, 거버넌스의 딜레마다.
김 원장은 “의료와 복지 영역 간 소통이 단절돼 있고 정보 공유 체계가 미비하다”며 “의료인은 복지 자원 파악이 어렵고 필요 복지 서비스 판단에 한계가 있으며, 복지 담당자는 과중한 업무로 의료 연계에 부담을 느끼고 의료적 판단에 대한 전문성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남시 모델의 ‘코디네이션 센터’를 예로 들며 “의료-복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 중재 기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넷째, 조정의 딜레마다.
김 원장은 “‘진료 3할, 행정 7할’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을 정도로 행정 업무가 과중하다”며 “다학제 연계 주체인 케어매니저가 부재하고, 방문재활 등 수요가 높은 서비스는 비제도권에 있어 필요 서비스와 제공 가능 서비스 간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동선 최적화, 청구 간소화 등 실질적 해결책이 부재하고, 구체성 없는 지원은 반쪽짜리 연계에 그친다”며 “현장 중심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섯째, 혁신의 딜레마다.
김 원장은 “1인 의원 참여 유도는 긍정적이지만 획일화된 지원 방식은 다양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IT, 전문 장비 기반 고도화 모델의 발전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자신의 의원 사례를 들며 “전문 기관은 재택 폐렴 치료 성공률 79% 등 입원 회피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며 “표준화와 다양성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하이브리드형 플랫폼
김주형 원장은 대안으로 하이브리드형 플랫폼을 제안했다.
먼저 패스트트랙(Fast Track) 도입이다.
그는 “시범사업 절차를 준수하면 대상자 발굴부터 연계까지 최대 3개월이 소요된다”며 “‘선 진료, 후 행정’ 채널을 제도화하고 긴급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준별 지원 플랫폼 구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별 의원에는 모듈형 지원(행정, 인력, 장비)을, 전문 기관에는 고도화된 지원(중증 환자 연계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질적 지원 허브 역할도 제시했다.
“유연한 협력 체계를 중개하고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해 서비스 공급자와 실수요자를 연결해야 한다”며 “업무 자동화, 공동 인력 활용, 질 관리 및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네 가지 핵심 과제로 운영(행정업무 자동화, IT 솔루션 개발, 공동인력 활용), 재정(다원적 재정 확보, 수가 현실화, 중증도별 차등 가산), 거버넌스(의료-복지 정보 공유 체계, 통합돌봄법 내 의료 역할 구체화), 혁신(표준화와 다양성의 균형, 혁신 모델 발굴 및 확산 지원)을 제시했다.
◆전문가들 “거점센터 강화가 효율적”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유사한 의견이 제기됐다.
방문진료 전문가들은 “방문진료는 모두에게 조금씩보다 잘하는 곳에 확실히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방문진료는 중증 환자 비중이 높고 야간·주말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대응 불가 시 지속이 어렵고 경증 위주 진료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차량, 프린터, 의료기구, 조무사 인건비 등 세팅 비용이 높아 ‘가끔 방문’ 수준으로는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가볍게 시작하는 모델’의 한계도 제기됐다.
“수가·품질 불균형을 초래하고 표준화가 어려우며, 재택의료센터 개설 후 6~12개월의 러닝커브가 필요하다”며 “환자 수 대비 효과 및 지속성에 의문이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 기반 현황 분석 결과, 전국 방문진료 환자 1만명 중 70%를 상위 28개 재택의료센터가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저변 확대보다 거점(앵커)센터 강화가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역 기반 지원센터 설계에 대해서는 “재택의료센터를 코어로 지정하고 신규 기관은 주변에서 참여하는 거점(앵커) 중심 모델이 필요하다”며 “‘재택의료 활성화’와 ‘방문진료 저변 확대’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 의지 검증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업 신청과 등록, 장비·인력 계획 보유 등을 필수로 해야 한다”며 “지원센터는 행정·청구·교육 중심으로 하고 진료는 코어 센터가 담당하는 분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정 인센티브 측면에서는 “입문 지원보다 코어 센터 중심의 확대를 위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역보건소장들 “용어 표준화와 역할 명확화 필요”
지역보건소장들은 용어와 범위 표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택의료, 방문의료, 방문진료센터 등 용어가 혼용돼 혼란이 있고, 치과, 약사 복약지도, 요양시설 포함 여부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보건소의 역할과 한계도 명확히 했다.
“보건소는 환자 발굴과 연계, 행정 및 재정 지원, 거버넌스 조성은 가능하지만 공무원 신분상 직접 진료는 곤란하다”며 “민간 수행 체계와 분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사회 역량 공백도 문제로 제기됐다.
“의사회는 법인·비영리 등록이 미비하고 예산 수령 및 집행이 불가능하며, 사업 기획·집행 및 회계 경험이 부족하다”며 “표준화된 ‘재택의료 디렉터리’도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구조적 장애 요인으로는 본인 부담(30% 이상)으로 인한 이탈, 주차 단속 예외 규정 부재(법령 개정 필요), EMR·플랫폼 미비로 인한 수기 재입력, 개인정보 문제, 초심자 동행 교육 및 가족·돌봄 교육 부족 등이 꼽혔다.
은평구 보건소는 ‘재택의료지원사업’ 사례를 공유했다.
예산 1억원으로 목표 150명 중 9월 말 100명을 등록했으며, 초진 포괄평가비 8.5만원, 간호조무사 동행 수가를 신설했다.
주차 문제는 시행규칙 개정을 건의했으며, 의사회 위탁이 불발돼 살림의원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 예산 확대 및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예산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금천구는 관악구 재택센터와 MOU를 체결했으며, 의사회 역량 부족으로 향후 보건소 직접 운영형 지원센터를 희망하고 있다.
◆현장 실무자들 지속가능성에 대해 염려
현장 실무자들은 구체적인 운영 노하우와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전주시 사례에서는 ‘자차 보유’ 의무화와 시 예산으로 차량 유지비 보전, 향후 공용 차량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상자 발굴은 장애인 주치의 제도 연계 시 본인 부담 완화, 공단 협조로 등급 통지서에 ‘재택의료센터 안내문’ 삽입 등이 효과적이었다.
가족·돌봄 교육은 수액 제거·튜브 관리 등 보호자 교육이 필수이며, 요양보호사 직무 교육 자료에 포함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청구 지원은 병원별 프로그램이 상이해 공단·심평원의 단계별 영상 안내 자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전장치 측면에서는 가이드라인이 없으면 의료사고 부담으로 상담 위주로 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주 사례에서는 성숙도 단계를 관심→외래 환자 월 1~2회 관리→본격 운영→거점 센터화로 제시하며 ‘월 50건 정기 환자 풀 확보가 자생력 전환점’이라는 핵심 지표를 제시했다.
사례관리 리스트는 지자체와 연계하고, 환자가 많아지면 의료 공급 역량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 수단은 도시에서는 주차·동선 문제가 많고 외곽은 장거리 문제가 있으며, 행정·청구 지원은 서류·시스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지역사회 기반 자립형 모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방문간호센터 실무자는 간호조무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기요양 방문간호센터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욕창 드레싱, L-tube/Foley 교체, 당뇨·혈압 체크, 복약 및 응급 대상자 교육, 재활 운동 등을 수행한다. 방문 빈도는 주 1~5회이며 일부 욕창 환자는 주 5회 이상 방문한다.
정규 교육 과정으로 수원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의 방문간호 간호조무사 과정(총 700시간)이 있으며, 요양병원 경력자는 대부분 드레싱·튜브 관리가 가능하다.
실무자는 “간호조무사도 적절한 교육·경력 보유 시 방문간호 핵심 인력으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케어 코디네이터는 전화·팔로업 중심 관리, 방문 일정 조율, 정보 공유, 대상자 발굴, 비용 안내, 업무 구분, 복지 연계, 기록 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임종기 환자는 매일 체크하며, 의사·간호사와 단체방을 운영해 응급실 이송·상태 변화를 실시간 공유한다.
현장 애로사항으로는 스케줄 부담, 공공 연계 부족, 이동 주차 문제, 수가 부족, 시스템 자동화 체계 부재 등이 꼽혔다.
필요 지원으로는 간호조무사 수가(인건비) 재정 지원, 이동 거리 가산, 본인 부담 경감, 간소한 청구 절차, 홍보 및 의뢰 통로 강화 등이 제시됐다.
◆합의점 찾기 위한 노력 필요
두 원장의 발표는 지역의사회 중심 방문진료센터 모형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부각시켰다.
이충형 원장은 지원 플랫폼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강조한 반면, 김주형 원장은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은 옳지만 세부 실행 방안이 관건”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단독 개원의의 참여를 촉진하는 동시에 거점센터를 강화하는 하이브리드 접근, 표준화와 다양성의 균형, 수가 현실화와 다원적 재정 확보, 의료-복지 칸막이 해소와 코디네이션 체계 구축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재택의료 체계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번 논쟁이 보다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방문진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건우 이사장은 “그래도 한발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민이 제대로 알고 요구하며, 모든의사가 재택의료 필요에 대해 답해야한다. 다양한 재택의료 모델의 시작은 환자의 다양한 요구에서 부터 찾아야한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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