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KMDS, 회장 이필휴) 박진세 보험이사가 세계 파킨슨병의 날(4월 11일)을 맞아 고령자의 걸음 속도 저하가 파킨슨병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중요한 조기 진단 지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보행속도, 단순 노화 아닌 건강 위험 신호
걸음걸이 속도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닌 여러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건강 지표다.
2000년 란셋(Lancet) 저널에 따르면 건강한 노년기를 위해서는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는지보다 얼마나 잘 걸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속도 저하는 파킨슨병뿐 아니라 치매, 뇌졸중, 말초신경질환, 약물 부작용, 우울증, 파킨슨증후군, 수두증 등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 파킨슨병과 인지기능 저하의 조기 신호
파킨슨병 환자에서는 떨림, 경직, 서동(움직임 느려짐), 보행장애, 균형장애, 자세이상 등이 나타나며, 이 중 걸음이 느려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증상이다.
더 주목할 점은 느림보 걸음이 인지기능 저하의 조기 예측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치매 진단 가이드에서는 보행속도 저하를 치매 조기진단 기준에 포함시켰으며, 연구에 따르면 보행속도와 기억력 저하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진다.
◆ 40대부터 보행속도 점검 필요
주목할 만한 사실은 느림보 걸음이 더 이상 고령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2019년 JAMA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대 중반부터 걸음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체와 두뇌 노화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연구 그래프에 따르면 보행 속도가 느릴수록 노화 속도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세 보험이사는 "보행와사(步幸臥死)라는 말처럼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의미에서 건강한 보행이 장수의 핵심"이라며 "걸음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영상검사, 인지검사, 신경생리검사 등 종합적인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발전하는 보행분석 기술
최근에는 보행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병원에서 전문적인 보행분석이 가능해졌다. 트레드밀, 3D 모션 캡처 시스템, 압력 센서 등 다양한 장비를 통해 정밀한 보행 패턴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박 이사는 "정상적인 보행은 건강한 노년의 첫걸음"이라며 "파킨슨병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방문해 느림보 걸음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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