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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가정의학회 ‘현명한 선택 캠페인’ 권고안 7가지 제정 캠페인 시작 - 불필요한 진단이나 치료 피하기
  • 기사등록 2022-10-03 21: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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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가정의학회(회장 : 오한진 을지대병원 교수, 이사장 : 선우 성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지난 9월 30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2022년 추계학술대회에서 ‘현명한 선택 캠페인’ 권고안 7가지를 제정,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했다.


대한가정의학회는 근거중심의학위원회에서 지난 2021년 5월부터 현명한 선택 권고안 개발과정에 착수해 대한가정의학회 회원 및 상임이사 설문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7가지 권고안을 제정했다.

선우 성 이사장은 “이번에 제정한 현명한 선택 캠페인 권고안은 1차 진료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불필요한 진단이나 치료를 피할 목적으로 제정됐다”며, “환자는 의사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비용의 발생을 줄이고, 적절한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대한가정의학회가 선도적으로 이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안 개발과정을 주도한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회 명승권(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이사는 “후보 권고안 약 30가지 중 최종 권고안 7가지를 정하기까지 일부 의견 차이가 있어 쉽지는 않았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일본 등 국외 가정의학회의 현명한 선택 권고안과 우리나라 상황에 필요한 권고안을 최신 문헌과 지침을 토대로 근거에 기반해 대한가정의학회 회원과 상임이사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제정한 7가지 외에도 중요한 내용들이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캠페인을 지속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대한가정의학회가 선정한 2022 ‘현명한 선택 캠페인’ 권고안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에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다.

2019년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3번째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급성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에 대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항생제 내성균의 전파 증가 및 약물 부작용의 위험이 있으며, 의료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국내 성인 급성 상기도 감염 항생제 사용지침 권고안은 현장에서 일관화된 항생제 사용을 지양하고 적극적인 원인균의 감별을 바탕으로 바이러스성 급성 인두편도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의 현명한 선택 리스트에서도 바이러스성 상부 호흡기 감염 및 부비동염에 대해 일상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임상적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권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거쳐 판매되고 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건강기능식품을 이용하고 있다. 

근거중심의학의 견지에서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실험실연구나 동물연구뿐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무작위 비교임상시험에서 그 기능성 및 효능과 안전성이 일관되게 입증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수십년간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무작위 비교임상시험들, 혹은 개별임상시험을 종합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 따르면 홍삼, 비타민,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지방산, 칼슘제 등의 대표적으로 많이 소비되고 있는 대부분의 건강기능식품의 효능과 안전성은 임상적으로 근거가 없거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연구들의 경우 결론을 내릴 정도로 연구대상자가 충분히 많지 않거나, 연구의 질적수준이 낮거나, 해당 건강기능식품의 제조나 유통에 관련이 있는 제조 및 판매회사의 이해관계가 있어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의 유익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권하지 않는다.


◆무증상 환자, 암 선별검사 목적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PET/CT)을 권하지 않는다.

암 선별검사로서 PET/CT의 무증상 성인에 대한 국내외 권고는 없다. 

무증상 성인에서 암 검진 목적으로 PET/CT를 시행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연구 결과에서 암 진단 정확도는 중간 정도로 평가됐다. 

주로 발견된 암은 대장암, 갑상선암, 폐암으로 더 정확한 선별검사 방법이 존재하거나 무증상 성인에서 선별검사를 권하지 않는 암종이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낮고 특정 암의 유병률 및 사망률을 낮춘다는 근거가 없어 검사 중 노출되는 높은 방사선량 등을 고려하였을 때 검사를 통한 이득보다 위해가 크다. 

무증상 성인에서 암 선별검사 목적으로 PET/CT 검사를 시행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무증상 성인에서 뇌동맥류, 뇌종양, 치매 등의 선별검사 목적으로 뇌 MRI 검사를 권하지 않는다.

뇌 MRI는 뇌동맥류, 뇌종양 등 신경계 질환이 의심될 때 시행할 수 있지만 증상이 없는 성인에서 선별검사 목적으로 시행했을 때는 이득보다 위해가 클 수 있다. 

위해에는 임상적 의미가 불확실한 유소견에 대한 추가 검사나 추적관찰이 해당된다. 

치매의 경우에도 원인 감별에 MRI가 쓰일 수 있지만 선별검사를 비롯해 초기 진단 과정에선 불필요하다. 

검사의 높은 비용 또한 문제이다. 많은 검진 기관에서 뇌 MRI를 포함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검사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불충분하다. 

뇌동맥류, 뇌종양, 치매 등의 MRI를 이용한 선별검사에 대한 국내 근거나 지침은 없으며 미국 심장 협회, 암 학회 등에서도 무증상 성인에서 뇌동맥류나 종양에 대한 선별검사는 권장하지 않는다. 

선별검사로서의 의학적 근거와 대상 질환을 고려해 무분별한 검사 시행을 줄일 필요가 있다.


◆무증상 성인에서 암 선별검사 목적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권하지 않는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남녀를 합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암 선별검사 목적으로 흔히 시행해 왔고 그 결과 갑상선암 유병률 이 급격히 높아졌지만,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검진이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다. 

국립암센터와 관련 학회에서 발표한 권고안에서는 무증상 성인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검진은 권고하거나 반대할 만한 의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므로 일상적 선별검사로 권고하지 않는다. 

다만 갑상선암 검진을 원하는 경우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해 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후 검진을 실시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국외 전문가 단체에서도 고위험군이 아닌 무증상 성인에서 갑상선암 선별검사를 권장하지 않고 있다.


◆적응증이 아닌 경우 포도당, 생리식염수, 아미노산 및 비타민 등을 함유한 수액제제를 주사하지 않는다.

경구섭취 어려움으로 인해 탈수 및 영양부족 상태가 아닌 경우, 임상적으로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만성피로 및 기타 질병 예방이나 치료의 목적으로 포도당, 생리식염수, 아미노산, 각종 비타민 등을 함유한 수액제제를 주사하지 않아야 한다. 

수액제제에 의한 피로 회복 등 임상적 효과에 대한 국내외 연구의 근거가 부족하다. 일부 이중맹검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 비타민 C 정맥투여의 피로회복 효과가 보고되었는데 해당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했지만 임상적으로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토론이 필요하다. 

뚜렷한 임상적 근거 없이 수액치료가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실태조사와 검토가 필요한 실정이다.


◆외래에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의 생활습관병을 처음 진단했을 때 (약물 처방이 즉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우선적으로 수주내지 수개월 동안 생활습관 개선을 시행한다.

외래에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를 처음 진단했을 때, 지침에 따라 약물 처방이 즉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수주~수개월 동안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함에도 불구하고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약물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권장된다.

하지만 생활습관 중재에 대해 교육을 하지 않거나, 충분히 시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히 약물 처방을 하지 않도록 한다. 

여러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명확하게 약물치료 이전에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함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기존 해외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진단 후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한 경우 15%만이 미국심장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분류되었다. 

이는 생활습관 개선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권장할 경우 불필요한 약물 처방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현명한 선택 캠페인(Choosing Wisely Campaign)’은 지난 2012년 4월 미국내과학위원회(ABIM)재단 9개 전문학회에서 불필요한 진단이나 치료 ‘탑5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6년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주도 하에 캠페인이 시작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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