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내 집단 감염을 대처하기 위해 긴급히 지정된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중 일부의 병상가동률이 현저히 낮아, 혈세 낭비와 지역 필수의료서비스의 공백을 야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을)위원장이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수본이 지정한 감염병전담요양병원 11곳 중 지정취소 2곳을 제외한 9곳에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약 498억 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4곳 병상가동율 한 자릿수…손실보상액 약 156억 원
문제는 이중 4곳의 병상가동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고, 4곳에 지원된 손실보상액이 약 156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수본은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12월 말부터 11곳의 감염병전담요양병원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 중 해당 지자체 요청과 확진자 감소 추이 등을 이유로 5곳이 지정 해제, 2곳이 지정 취소됐다.
◆4개월 동안 코로나19확진자 ‘0’
감염병전담요양병원별 지정 기간 월별 병상가동율을 보면 (지정취소 2곳 제외) 9곳 중 4곳이 지정 기간 중 한 번도 10%를 넘지 못했다.
한 병원은 지정 해제되기 전 4개월 동안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받지 않은 채 약 39억 원에 달하는 손실보상액을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표] 감염병전담요양병원 별 지정 기간 월별 병상 가동률, 손실보상지급액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지정 절차 졸속 추진 주 원인
이 같은 혈세 낭비는 졸속으로 추진된 감염병전담요양병원 지정 절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수본이 지자체에게 공문으로 추천받은 지역병원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별도 검토 절차나 검토 근거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 2020년 12월 26일 가장 먼저 지정된 2개 병원은 12월 23일 중수본이 경인 지역 지자체에게 추천 요청 공문을 보낸 지 3일 만에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정 과정에서 일부 지자체가 지역 내 유일한 급성기 병원을 사업 대상으로 추천해 지역 내 필수의료서비스 공백을 자초했다는 해당 지역 언론의 지적도 있었다.
중수본이 추천받은 병원의 특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감염병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해 지역민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김민석 국회보건복지위원장은 “처음 겪는 펜데믹 상황 속에 신속한 대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넥스트 팬데믹 대비를 위해서라도 체계적이고 정밀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업 대상의 특성을 꼼꼼히 살펴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 해야할 것이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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