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고혈압학회(회장 정진원 원광대병원, 이사장 조명찬 충북대병원)가 수은혈압계 퇴출에 따른 대책 및 학회의 가이드라인(가안)을 제시했다.
이는 오는 2020년부터 ‘미나마타협약’에 따라 수은주 사용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고혈압진료현장에서 더 이상 소위 ‘수은주혈압계’를 볼 수 없게 된다.
수은주혈압계는 지난 100여 년간 고혈압진료현장을 지켜왔던 혈압측정장치의 표준기기이기 때문에 수은주혈압계의 공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은주혈압계를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의학적 고려 사항에 대해 고찰하고 향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고혈압학회가 제시한 7대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다.
1. 수은주혈압계가 금지되어도 여전히 청진법을 이용한 혈압측정이 가능하다.
2. 버튼식 비수은 청진법 전자혈압계는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기에 기존의 방식으로 측정한다.
3. 부정맥으로 인한 진동법혈압계 오류 가능성이 클 때, 임산부, 고령자, 팔둘레로 인한 오류 가능성이 문제가 될 때에는 청진법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다.
4. 원내용 진동식 자동혈압계는 6개월 간격으로 정확성을 보정한다.
5. 자가혈압측정기는 오류가 의심될 때 간이테스트를 시행할 수 있으며, 허용오차는 5 mmHg 이하이다.
6. 고혈압의 진단과 치료에 비의료용 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금한다.
7. 자가혈압측정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금하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치료에 반영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혈압계의 분류
▲측정방식에 따른 분류=청진법은 청진기를 이용하여 Krotkoff 음에 따라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진동법은 혈관에서 발생하는 박동의 크기를 이용하여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박동을 감지하기 때문에 청진기는 불필요하다.
▲‘수은주혈압계’는 통상 수은주압력계를 이용해 청진법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혈압계를 말하는데 측정방식보다는 수은주를 이용하는 압력측정장치를 따라 명명된 용어이다.
수은주혈압계는 혈압측정법에 관점으로 분류하면 청진법 혈압계로 분류된다.
◆혈압계의 구성
▲압력측정장치=전통적으로 수은주를 이용한 압력측정 장치를 가장 널리 사용했다. 진동법 혈압계는 거의 모두 전자식 압력계를 이용한다. 전자식압력계의 허용오차는 최대 허용오차는 0.8 mmHg로 일반적인 수은주압력계의 1 스케일인 2 mmHg에 비해 매우 정확하다.
▲가압 및 감압 장치=청진법에서는 가압 및 감압 속도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동 조절 장치를 선호하며 진동법에서는 일관된 계산결과를 얻기 위해서 자동화된 가압 및 감압 장치를 이용한다.
▲커프=Krotkoff 음을 얻거나 진동파를 얻기 위해서 위팔을 압박하여 혈류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서 전자혈압계는 기기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커프를 적용하고 있으나 청진법에서는 추천되는 크기를 준수하여 측정하면 된다.
▲압력산출장치=진동법 혈압계의 본체에 포함된 장치로 진동파형에 따라 수축기 및 확장기혈압을 계산하는 장치이다.
◆수은 사용 금지에 따른 혈압계 사용의 변화 예측
▲청진법=수은주압력계 대신 전자식압력계를 이용하면 청진기를 이용하여 청진법으로 혈압을 측정하는데 문제가 없다.
현재 국제적으로 인증된 청진법 전자식혈압계는 10여 종이 있고 국내에도 3종 정도 사용 가능하며 대부분 병원용 혈압계로 추천되고 있다.
청진음에 대한 recall bias를 극복하기 위해서 고안된 버튼식 장치는 인증에 실패한 장치가 많아 직접 측정자가 청진음을 듣고 판독하여 측정할 것을 권고한다.
청진법 비수은 전자혈압계는 진동식혈압계의 측정 결과의 신뢰도에 대한 임상가의 판단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
2016년 대한고혈압학회에서 실시한 혈압계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80% 이상의 일차진료의가 청진법이 진동법보다 더 정확하다고 답변했고, 이에 따른 대부분의 일차진료의가 청진법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청진법 비수은 전자혈압계는 진동식혈압계와는 달리 추정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측정자가 숙련된 경우라면 진동식혈압계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혈압계의 인증 프로토콜과 인증절차=국제적으로 혈압계 인증 프로토콜은 유럽의 International Protocol (IP), 미국의 AAMI, 영국의 BHS의 3종류가 대표적이다.
각각의 프로토콜마다 측정대상자의 수와 인증기준의 산출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인증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되는 표준측정에 있어서 측정자의 훈련과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대한고혈압관리협회에서 표준측정자 인증을 수행하고 있으며 2017년 내에 혈압계 인증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병원 내의 혈압측정에 대한 권고 사항
병원 내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청진법과 진동법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부정맥으로 인한 진동법혈압계 오류 가능성이 클 때, 임산부, 고령자, 팔둘레로 인한 오류 가능성이 문제가 될 때에는 청진법으로 측정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진동법 혈압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진동법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6개월 간격으로 기기의 성능을 점검해야 한다.
◆진동법 혈압계의 정확성 간이테스트
임상진료현장에서 인증받은 기기라 할지라도 측정 상의 오류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간이테스트로 정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청진법을 이용한 정확성 간이테스트=테스트 대상 기기로 혈압을 측정하면서 동시에 청진기로 대상 기기의 압력계의 눈금을 보고 Krotkoff음을 기준으로 1음과 5음의 압력을 기록하여 혈압계가 표시하는 수치와 비교한다.
청진법은 가급적 2인이 청진하여 평균값으로 기준치를 정하는 것이 좋다. 3회 이상 측정하여 평균치의 차이가 5 mmHg 이하이면 성능 상 큰 문제가 없은 것으로 판단한다.
▲진동법을 이용한 정확성 간이테스트=보정이 완료되어 정확성이 검증된 기기의 정확성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양측 팔의 동시 측정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측정대상자가 말초혈관질환이 없어야 한다.
청진법으로도 측정이 가능하나 표준화된 청진법 측정자를 구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보정된 진동법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양팔의 측정치의 허용오차는 5 mmHg 이하이다.
◆진동법 혈압계의 정확성에 대한 인증의 중요성
최근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일반인들도 쉽게 의료기기로 인증되지 못한 비의료용 혈압측정 장치로 혈압에 관한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휴대폰이나 손목시계 등 상용화된 도구로도 쉽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정확성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의학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유발될 수 있는 조건 (고혈압의 진단, 고혈압 환자의 혈압 관리, 타 심혈관계 질환 환자의 혈압 측정) 에는 이러한 비의료용 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고혈압의 진단과 관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용 기기로서 국제적인 인증을 완료한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
◆올바른 자가혈압측정 결과의 활용
스스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보급됨에 따라 혈압을 측정하는 과정에 환자들이 참여함으로써 혈압조절에 대한 동기부여 및 자발성 증대로 고혈압약을 더욱 충실히 복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측정치를 근거로 의사의 의견없이 자의적으로 약제 복용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의학적으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혈압측정 결과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를 통해 치료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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