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임에도 지난 1년간 건강보험청구를 하지 않는 곳이 1,590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모든 병의원 등 의료기관에 대해 당연지정제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건강보험가입자는 어느 병원이나 약국에 가더라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201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확인신청 결과를 살펴보면, 건강보험 급여대상임에도 건보적용을 시키지 않고 환자에게 모두 부담시키다가 적발된 건수는 8,601건으로 전체 환불건수의 55.1%이며, 환불금액은 약12억원으로 전체 환불금액의 46.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은 환자가 그나마 진료비확인신청을 했기 때문에 환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의료기관들이 건강보험 청구를 잘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2014년 한해동안 건강보험청구가 단 한건도 없는 의료기관은 모두 1,590개(전체 의료기관의 2.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을 종별로 구분해보면, 2014년 한해동안 건강보험 청구가 단 한건도 없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1,415개 기관(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4.9%)으로 다른 종별에 비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는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14개 기관(전체 병원급 의료기관 중 0.9%)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2014년 건강보험청구가 0건인 의료기관 현황 (단위: 기관, 건, 천원)
2014년도 병원급 의료기관 1기관당 평균 청구건수가 43,783건, 의원급 의료기관은 1개 기관당 17,994건임을 고려해볼 때, 한해동안 건강보험 청구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경우인지 짐작할 수 있다.
비만클리닉 등으로 유명한 서울 서초구에 있는 A병원은 2014년 한해동안 건강보험을 한건도 청구하지 않았지만, 2014년 한해동안 총 3억3,208만원치 의약품을 구입했으며, 이중 2억4,098만원치 의약품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B성형외과병원 또한 2014년 한해동안 건강보험은 단 한건도 청구하지 않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은 4,462만원치 공급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한해동안 건강보험청구를 하지 않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전문과목별로 살펴본 결과, 전문과목이 표시되어 있지 않거나 일반의가 진료하는 의원이 703개 기관으로 가장 많았으나, 전체 동일유형 의료기관 대비 8.6%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형외과 의원은 618개 기관으로 두 번째로 많았으나, 전체 동일유형 의료기관 대비 73.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건강보험 청구가 없는 성형외과 의원을 지역별로 구분해본 결과, 서울이 379개 기관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강남구는 강남구 전체 성형외과 의원 320개 중 91.9%나 되는 294개 성형외과 의원이 건강보험 청구를 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C성형외과 의원은 2014년 한해동안 건강보험은 한건도 청구하지 않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약품은 3억7,310만원치 공급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모든 병원이 반드시 건강보험만 청구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행위와 용법 등에 따라 언제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도 청구할 수도 있다.
특히 성형외과의 경우는 비급여항목이 많다. 하지만 건강보험을 청구하는 의료기관이 전혀 없지 않다. 전체 성형외과 중 26.3%인 221개 기관은 건강보험을 청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동익 의원은 “우리나라는 모든 병의원 및 약국 등 요양기관에 대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적용하고 있어 어느 곳에 가더라도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들이 건강보험을 청구하지 않는 행태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진료비확인신청 결과에서도 건강보험급여 대상 진료를 비급여로 청구하는 비중이 높았을 뿐만 아니라 동급의 다른 의료기관들이 평균 몇만건씩 청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이와 같은 행위는 이상할 수 밖에 없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청구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 중 부당행위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해 즉각 현지조사를 실시하여 국민들이 부당한 진료비를 부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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