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꽃] (극본 박현주 연출 이대영 김민식)김미숙과 장영남의 불꽃 튀는 싸움이 화제가 된 가운데 악랄함의 종결자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김미숙과 장영남은 [여왕의 꽃]에서 우아한 악역 vs 표독한 악역으로 열연중이다.
5일 방송된 [여왕의 꽃] 8회에서 김미숙과 장영남은 ‘동지’에서 ‘적’으로 돌아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라(고우리)를 ‘싸구려’라 말하며 파혼 선언을 하는 희라(김미숙)에게 혜진(장영남)은 ‘마지막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서류봉투를 하나 꺼낸다. 하지만 희라는 “네가 감히 이 따위 걸로 날 협박하냐?”며 서류를 찢어버린다. 희라의 약점이자 혜진이 영원히 비밀로 부치기로 한 판도라의 상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일며 전개될 스토리에 기대감을 높였다.
9일 공개된 스틸 컷에는 장영남이 김미숙에게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이 들어있어, 비장의 카드를 썼던 장영남의 계획이 물거품이 된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강남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서로의 약점을 쥐고, 협박을 서슴지 않는 무서운 악역 김미숙과 장영남의 팽팽한 기싸움 촬영이 진행됐다.
고도의 감정신인지라 집중을 위해 스태프들은 숨소리도 죽여야 했기에 두 배우의 날 선 목소리만 허공을 갈랐다. 소름 돋는 두 배우의 섬뜩한 연기에 오싹함을 느낄 만큼의 전율이 촬영장을 휘감았다. 잡는 손을 뿌리치는 동작하나에도 어색함이 전혀 없고,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얼마나 몰입했는지 부지불식간 대사 중에 서로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촬영 중간 박승우 조연출은 “김미숙과 장영남의 싸움같다.”고 리얼함에 감탄하고, 김민식 감독은 “(한 번만 하고 끝나기에) 이게 연극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냐?”고 명불허전 배우들의 연기력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들의 연기내공은 세월이 흘러서 그냥 쌓이는 게 아니었다. 카메라가 돌아가기 전에도, 두 배우는 끊임없이 서로 대사를 맞춰봤다. 또 대본을 보고 신에 대해 각자 분석한 내용을 갖고 김민식 감독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김미숙은 “이 신은 극단적인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 신이라 더욱 어려웠다. 희라와 혜진의 관계은 인간적인 관계가 아니라 비즈니스다. 더 침착하고 더 딱딱해야 한다. 그런데 설득을 당해야 하고, 혜진이 무릎까지 꿇는 상황이라 어떻게 무너져야 할지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며 “미리 나와 있는 대본에 감정을 불어넣는 것은 연기자의 몫”이라고 밝혔다.
김민식 감독은 “방송 시작 전 기획의도를 보면서 막장 드라마가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더라. 출생의 비밀이라든지 이복형제간의 암투 설정 등 소재에서 오는 문제제기였다. 하지만 막장이냐 아니냐는 이야기의 연속성과 개연성의 문제이다.”며 “여기에 포인트가 되는 게 이 두 사람이다.
우리 드라마의 악역을 맡고 있는 희라와 혜진을 두 배우가 해 주기 때문에 막장스럽지 않다. 만약 희라와 혜진을 세고 강하게, 전형적인 악녀처럼 연기하면 약간 막장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은 그냥 생긴 말이 아니다. 항상 감사하는 맘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벌 후처로 들어와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키우기 위한 모성애, 가문을 더 키워야 한다는 야심에 딸을 재벌가로 시집보내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모질게 딸을 통제하는 모성애. 비뚤어진 모성애가 두 배우의 감탄할만한 연기력에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악랄함의 종결자는 누가 될 것인가? 김미숙과 장영남의 팽팽한 기싸움은 11일 방송되는 9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여왕의 꽃]은 어렸을 때 보호받지 못하고, 커서는 사랑에 배신당한 까닭에 사람을 믿지 못하고 남을 짓밟으면서라도 성공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믿는 한 여자가 그녀가 버린 딸과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이야기로 매주 토일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