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여겨진 오래된 성들이 최근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 매물로 나온 고성은 모두 8백여 채, 이렇게 많은 물량이 나온 건 드문 일이다. 이런 배경에는 오랜 불황으로 고성이 일반 주택보다 유지비가 많이 들어 감당하기 힘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또한 젊은 세대들이 성에 사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도시로 떠나는 것도 한 원인이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16세기에 지어진 한 고성. 29만 평이나 되는 이 고성은 프랑스 왕족의 별장으로 지어졌다. 질렛 씨는 여기에서 15년째 살고 있다. 성 내부를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고 3대가 함께 살다가 최근 자녀들이 떠나고 부부만 남게 되자 질렛 씨는 고성을 팔려고 내놨다.
노르망디 지역의 한 고성, 16세기에 지어진 이 고성은 1차대전 당시 병원, 2차대전 당시에는 감옥으로 사용됐다. 1970년대에 이 성을 사들여 일일이 수리하며 40년을 살아온 폴바이 씨도 최근 성을 팔기 위해 부동산에 내놨다. 정이 많이 든 곳이지만 유지비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프랑스는 경제 위기로 성이 가져다주는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 어렵게 됐다. 고성들은 일반 주택에 비해 최소 2배, 최대 10배의 면적으로 주로 관광 용도로 사용되지만 문제는 개보수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문화재로 지정된 고성의 경우 수리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매물로 내놓은들 사려는 사람도 흔치 않다. 풍요로움을 상징하던 고성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방송 : 2월 14일 (토) 오전 8시 20분, KBS 2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