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급종합병원 중 약 절반만 신경계중환자실을 운영중이며, 전담전문의가 상주하는 곳은 4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학교실 송홍기 교수는 지난 6일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된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국내 NCC의 위상과 해외 NCC의 최근 발전상 및 전망이라는 세션에서 ‘국내 NCC 현황’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신경계중환자실여부, 환자 사망률 및 유병률 감소 도움
이번 조사에는 총 44곳의 (상급)종합병원들이 참여했으며, 상급종합병원 27곳 중 14곳이 신경계중환자실을 운영중이었고, 이중 4곳에서만 전담전문의가 상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계중환자실여부가 환자 사망률 및 유병률 감소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 도입,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계중환자실에 전문의가 상주하면 실질적인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상범 교수는 “1주일에 한 타임만 외래를 보고, 나머지는 NICU 전담을 맡고 있다”며 “환자 옆에 있다 보니 환자의 상태에 대해 잘 알게 되어 보호자는 물론 다른 신경과 의사들, 타과에서도 정확한 컨택 포인트를 찾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경계중환자실 운영 및 전문의 상주 어려운 4대 이유
하지만 국내 의료계 현실에서 신경계중환자실 운영 및 전문의 상주가 어려운 이유는 크게 4가지 때문이다.
▲미국 대비 중환자실 이용 비용 1/18 수준
우선 의료선진외국 대비 1/10도 안되는 저수가.
한림대의대 신경과 황성희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중환자실 1일 이용비용이 176만원으로 한국 약 9만 6,000원으로 약 18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해 이광수 회장은 “저수가로 인해 병원에서도 투자에 대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인력 배출 문제
현재 국내에는 신경계 중환자 치료 전문의 및 간호 인력이 극히 제한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일부 병원에서 중환자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재의 보험체계와 병원 운영여건상 중환자실만 진료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병원에서 신경계중환자치료 전임의를 교육시키고 있지만, 매우 일부 병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전문의 배출 및 신경계중환자 전문 간호사를 배출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 전문간호사들에게 일정부분의 재량권을 줄 수 있는 부분도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병원 한문구 교수는 “미국의 경우 신경계 전문 간호사들의 경우 일반간호사보다 30~40%의 비용을 더 받는다”며 “적절한 인센티브 마련도 필수적인 부분이다”고 밝혔다.
▲병원 내의 인식개선
원광의대 신경과 석승한 교수는 “병원 내에서 중환자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단 1%라도 희망이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인식과 문화가 필요하다”며 “수평적인 관계들로 상호 협력하는 관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정책적인 개선 추진 필요
이런 부분들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수적이다.
정부에 수가외에도 다양한 부분에 대한 지원요청을 할 수 있다는 것.
즉 수련과 관련해 펠로우십 트레이닝에 대한 교육비 지원, 취약지에 대한 시설 지원, 의료기관 접근 채널 확보, 기타 지원 등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학회에서는 내부적인 의견 정리 및 체계적이면서도 정책적인 제안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석승한 교수는 “정책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지속적이면서도 꾸준한 노력이 필수적이다”며 “모든 노력의 핵심에는 신경계중환자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광수 회장은 “신경중환자실이 필요한 이유와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중이다”며 “우선 42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기초적인 자료부터 마련해 나갈 생각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