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은 국제빙상연맹(ISU)에 제소를 안하는 것일까? 못하는 것일까? 결국 김연아 선수의 최대약점은 국적이 되고 마는 것일까?
김연아 선수는 21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144.19점으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 사진을 소트니코바로 변경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소련과 러시아 피겨 전체 역사 여자 단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새로운 스타를 축하한다”는 글을 남겼다.
◆IOC“공식항의가 우선” VS 빙상연맹 “항의할 수 없다”
문제는 금메달을 받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넘어지는 실수를 했음에도 기술점수가 김연아보다 높거나 가산점을 얻는 등 러시아 선수의 홈 텃세로 편파 판정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판정 시비에 문제 제기를 하려면 ISU을 통한 공식 항의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식 항의 절차를 통한 이유 있는 항의를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누군가 공식 항의를 하는 것인데 아직은 그런 일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빙상연맹은 한 매체와 “김연아에 대한 판정 논란에 피겨스케이팅에서 심판의 점수에 대해 항의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더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영어를 못해서 못하는 것이냐?” “대체 누구를 위한 연맹인가” “이럴 때 나서라고 만든게 빙상연맹 아닌가” “누구 눈치를 보는 것이냐?” “몇년동안 고생한 선수들만 피눈물을 흘리는 것 아니냐” 등 다양한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 팬들도 이번 판정에 항의를 하고 있다.
멕시코 출신 한 네티즌은 “올림픽 정신은 어디 있나?”라며 주최국 러시아를 꼬집었으며, 한 캐나다 네티즌도 “김연아는 심판에 의해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비판했다. 한 루마니아 네티즌도 “김연아 연기는 최고였고, 심사위원은 최악이다”고 밝혔다.
◆방상아 해설위원 “IOC제소도 괜챦지 않을까”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소치 현지 전화연결을 통해 “김연아선수의 마지막 무대 현장 상황은 화가 날 정도였다”고 분개했다.
이어 “팀 경기때부터 예감은 했지만 홈어드밴티지가 너무 눈에 드러났다”며 “그런 부분들 때문에 김연아 선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화가 났다”고 말했다.
특히 솔트레이크 올림픽때 캐나다가 IOC제소를 통해 페어종목에서 공동우승을 했었던 전례를 들며 “그런 방법을 취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빙상연맹 해킹 의심사건도 발생
빙상연맹 홈페이지는 해킹으로 의심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21일 오후 대한빙상연맹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에 ‘제발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해선 안된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것은 물론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겁니까”라는 등의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인권 회복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서는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결과에 대해 각국의 네티즌들이 항의하는 서명운동이 이어졌고, 현재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되찾아주자는 서명운동은 140만명을 돌파했다.
탄원서 인원이 100만 명이 넘으면 재심사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금메달 판정이 번복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피겨 페어팀 경기에서 금메달이 두 개가 수여된 경우가 있다. 당시 캐나다 팀은 클린 경기를 선보였고 러시아 팀은 실수가 있었지만 높은 예술점수로 금메달은 러시아 팀에게 돌아갔다. 이에 미국연맹이 페어경기 결과에 의혹을 제시했으며 ISU에서 페어경기 심판을 조사했다.
이에 프랑스 심판이 러시아에게 협박 받았다고 자백 하면서 결국 러시아와 캐나다가 공동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김연아에게 0점 준 심판은 누구?
이런 가운데 김연아에게 0점을 준 심판이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개된 점수표에 따르면 김연아는 교과서라 불리는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4가 아닌 레벨3에 그쳤고, 두 번째 진행한 트리플 플립에서는 9명의 심판 중 단 2명만 만점인 3점 가산점을 부했다.
무엇보다 매우 높은 난이도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했음에도 0점을 준 심판도 있어 편파판정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경기에 배정된 심판진은 3명의 테크니컬패널과 9명의 심판, 모두 12명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점수표에는 심판진의 실명이 일체 표기되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심판진은 로버트 로젠블러스(미국·남), 카렌 하워드(캐나다·여), 프랑코 베니니(이탈리아·남), 비르지트 포엘(독일·여), 다이아나 스티븐스(영국·여), 요시오카 노부히코(일본·남), 카타리나 헨릭슨(스웨덴·여), 아드리아나 도만스카(슬로바키아·여), 고성희(한국·여) 등이었다.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걸어주자…모금운동도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걸어주자는 모금운동도 시작됐다.
네티즌들은 “한줄기 햇살 마냥 벅 찬 감동을 준 연아 언제부턴가 우리들의 또 하나의 딸이되었지,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대한민국 국민들의 힘으로 김연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걸어 드립니다” “금메달 제작 반대~ 해주려면 다이아몬드 메달 정도는 되어야” 등 다양한 반응과 함께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결국 김연아는 최대약점인 국적 때문에 눈물을 머금게 됐다”며 “이는 단순히 한 선수의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의 위상에 직결되는 문제다.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과 대한민국 선수들을 생각하는 연맹이 되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