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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 응급의료현장 “확진자 받아주는 병원 없어 시, 도 넘어 이송되는 경우 반복” - 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것 없지만 방역대응 적극적 협조도 어려워 -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성명서 통해 문제 및 해법 제시
  • 기사등록 2022-08-12 09:13:00
  • 수정 2022-08-12 14: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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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 속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성명서를 통해 “예측 가능했던 재유행에 여전히 안일한 대응으로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상황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고 또다시 지난 대혼란을 재연하고 있다”며, 관계당국에 유감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나섰다.


응급의학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응급실에는 발열환자를 태운 119가 폭염과 폭우속에 몇 시간씩 기다리고 있고, 밤새 울리는 전화들은 확진자 진료가 가능한지 물어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열경련을 하는 소아환자나 산모 확진자들은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시, 도를 넘어 이송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응급의료현장은 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언론의 관심은 이미 떠난 상태이고, 국민들은 코로나의 피로감으로 인해 방역을 포기한 상태로 방역대응에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응급의학의사회는 “정책당국과 방역당국은 현장의료진들 힘 빠지게 만드는 현실과 맞지 않는 지침만 내리고 있을 것이 아니라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응급의료 현장을 제대로 파악해 진정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 내기를 촉구한다”며, “지금처럼 모든 단순발열, 경증확진자의 진료부담이 응급실로 집중된다면 응급의료체계는 붕괴되고 말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제시하는 현황과 문제점, 해법에 대해 알아본다.


◆‘감염병 유행 시 응급실 운영 권고안 2판’…“탁상공론에 불과”

재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7월 발표한 ‘감염병 유행 시 응급실 운영 권고안 2판’은 코로나 환자의 진료확대라는 대의명분은 동의하지만 응급의료현장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왜 현장에서 확진자나 발열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반성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응급실 현장은 확대하라고 해서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아직도 전국 대부분의 응급실에서 발열 및 확진의심 환자들은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고 치료와 입원 또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병원은 중증환자를 진료하고 경증환자와 저위험 환자를 규모가 작은 응급의료기관으로 보내라는 이야기는 듣기엔 좋을지 몰라도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최소한 30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이라고 될 리가 없다. 다수의 응급의료기관은 PCR검사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며, 법적으로 음압격리시설도 없는 곳이다. 이런 곳에 환자 수용을 무조건 강제한다면, 추후 더 큰 문제들을 양산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코호트 격리구역=모든 환자들 응급실 내에서 진료하라?

응급실 내 마련되어 있는 음압실과 격리실로는 모든 발열환자, 확진자 의료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코호트 격리구역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바꿔 말하면 모든 환자들을 응급실 내에서 진료하라는 의미와 같다. 결국 모든 진료에 따른 위험과 책임은 각 병원이 져야 한다는 뜻이다.”고 주장했다.


◆방역체계 수립, 응급의료현장…분명한 차이 존재

방역체계를 수립하는 것과 응급의료현장은 분명히 다르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전 세계에서 최고로 높은 수준의 개인방역 준수와 높은 예방접종율에도 이미 전 국민의 절반 가까이 감염되어 버린 지금 상황을 감안하면, 이제야말로 확진자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 중증환자들에 대한 빠른 치료제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이다. 이 응급의료체계가 바로 과학적인 방역이고 근거 있는 대응인 것이다”고 말했다.


◆코로나 의심 또는 확진 환자 받아주는 병원이 없다?

응급의학의사회는 “매일 저녁만 되면 열이 나거나 코로나 의심 또는 확진 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하나도 없다는 상황실의 전화를 몇 통씩 받아야 하는 것이 어떻게 제대로 운영되는 응급의료체계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 전국 1만 5,000개 원스탑 진료센터, 호흡기클리닉이나 전담병원 등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비코로나 중증응급환자들 제대로 치료 못받아

응급실의 음압실 및 격리실이 발열환자, COVID-19 확진자로 채워지는 동안 비코로나 중증응급환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작년 델타유행시기에도 오미크론 유행시기에도 똑같이 이야기했듯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오늘 당장 힘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현실을 무시한 정책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현장의 전문가들이 동의하지 못하는 정책은 절대 제대로 시행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방역당국과 책임기관들은 진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현 상황과 5대 해법 제시

이에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응급의료 대응체계의 현 상황과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표적인 5가지 내용들을 제시했다.


▲확진자수 카운트 중단, 2급 법정감염병에 준하는 관리체계로 전환

이미 누적확진자가 전 국민의 절반이 넘고, 역학조사도 시행이 불가능하며,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일별 확진자 숫자는 어떠한 의미도 없다는 주장이다.

불필요한 방역 논쟁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 발표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법정감염병 등급을 하향하여 환자와 병원에 지원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모든 확진 환자들에 대한 관리를 지금처럼 중수본과 보건소에서 담당하는 비효율적인 관리가 아니라, 다른 2급 법정감염병인 결핵, 수두, 홍역처럼 경증 환자들은 개별 병원에서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치료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야 불필요한 응급의료체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119 지역 상황실과 전원조정센터 등…중증응급환자 이송과 배치업무 등 본 업무 복귀

코로나 확진자라는 이유로 코피가 난다고, 설사를 한다고 상황실에서 밤새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단순발열을 포함한 코로나 확진자, 코로나 의심환자들의 경미한 의료요구까지 모두 상황실과 보건소에서 조율한다는 것은 행정력의 낭비이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 조직들이 고유의 업무로 복귀하여 중증응급환자의 이송과 병원선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증 코로나 환자관련 상황을 제외한 코로나 관련업무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진료 및 입원에 대한 수가 인상, 코로나 원내감염시 진료비 감면 및 보상책 마련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를 넘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많은 의료기관들이 전담병원으로 자원하여 진료의 부담을 덜어주었기 때문이며, 코로나 검사, 진료에 대한 보상이 충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확진자가 줄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담병원과 병상, 진단에 대한 지원이 대폭 줄어든 현 상황으로는 다시 민간 병원들의 자발적 협력을 이끌어내기 불가능하다.

이와 함께 코로나 또는 발열환자에 대한 응급진료와 입원을 확대할 경우 불가피하게 생기는 원내 전파상황에서 진료비에 대한 감면, 보조를 위한 적극적 대책을 마련해 병원의 부담을 줄이고, 개별 병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진료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응급의료진들 보상책 마련

전체 응급의료진들의 70~80% 이상이 감염되고 격리되면서도 응급의료현장을 지켜왔지만 실질적인 보상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장기화되는 고강도 업무의 연장에 많은 의료진들이 지쳐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보상책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적 계획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코로나 응급진료에 대한 기준과 제한 중단, 환자들과 각 병원의 자율에 맡겨야

이제는 코로나도 판데믹을 넘어 엔데믹으로 접어들고 있고, 매년 있어 온 인플루엔자나 감기처럼 누구나 감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더 이상 비감염자를 보호하는 정책은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은 감염자를 중증으로 이환하지 않도록 조기치료하는 것, 중증환자를 적기에 치료하는 것에 집중할 때라는 것이다.

과거 응급실에도 언제나 발열환자와 감염병 환자들이 내원했었지만 지금처럼 모든 발열환자, 고위험환자, 119로 오는 발열환자들을 음압실에서 또는 격리실에서 보고자 한다면 매번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응급실은 마비가 되고 119는 갈 곳이 없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인플루엔자를 진료했듯이, 모든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발열환자와 코로나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1차의료기관들과 대면치료센터,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에서 단순발열, 경증 확진자들을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심각한 과밀화…코로나로 더 악화

코로나 이전에도 상급병원 응급실, 중환자실의 과밀화는 심각한 상태였었고 이에 대한 아무런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덮친 코로나 사태는 이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응급의학의사회는 “보다 근본적인 응급의료체계, 중증환자이송체계, 취약지 응급의료와 상급병원의 과밀화 문제해결을 위하여 현장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며, “이번 유행이 끝난다고 해서 코로나 사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도 또 그 다음에도 똑같은 비판과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모든 직역을 아울러 응급의료체계 발전과 개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응급의료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사율이 낮아도 확진자가 늘어나면 불필요한 사망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응급의료기관들에 대한 현황조사와 전문가 자문단 구성, 응급의료체계 개편을 계속적으로 이야기했지만 안타깝게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행된 것은 없다”며, “우리는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한 논의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으며, 관계당국의 성의 있는 답변과 행동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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