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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간호사 뇌출혈 사망 사고…“수술할 의사가 없다” vs “한국 의료의 현실” - 수가, 인력이 핵심 문제…“의사 많아도 현 상황에서는 뇌혈관외과 할 사람…
  • 기사등록 2022-08-04 00: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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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30대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에 대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대표 빅5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클립핑 수술을 하는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대한간호협회, 보건의료노조 등에서는 의사수 부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수가를 비롯한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대한뇌졸중학회,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등은 공식입장을 준비중이고,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현재 제기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현황을 정리해 본다. 


◆서울아산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단 2~3명뿐?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대표적인 부분은 사건 당시 수술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 수술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에 의혹을 가지는 사람들은 많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에는 20명 이상의 교수들이 있다. 하지만 뇌혈관외과 교수는 2~3명 뿐이라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간협과 보건의료노조는 “의사 인력의 부족 문제가 핵심적인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등에서는 “한국의 신경외과 의사는 인구 대비 적은 편이 아니다. 수가 문제가 핵심원인이다”며, “의사수가 증가한다고 해도 현재 상태라면 뇌혈관외과를 할 의사는 여전히 부족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클립핑 수술…외국 고수가 vs. 한국 수익창출도 안돼 

실제 외국의 경우에는 클립핑 수술이 신경외과 영역에서 아주 고난이도 수술로 수가가 매우 높다. 

반면 한국의 경우 클립핑 수술 자체도 어렵지만 환자들의 예후도 좋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수가가 높지 않아 수익 창출도 안 되기 때문에 신경외과 의사들도 외면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A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는 수가가 원인이다”며, “힘들고, 저수가인 뇌혈관외과보다 조금이라도 편하고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빅5 병원에서도 뇌혈관외과 교수가 2~3명 밖에 없는 것은 한국의 현재 상황을 반영한 가슴 아픈 지표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현재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 창출도 안되는 클립핑 수술하는 의사를 많이 둘 이유가 없다”며, “이로 인해 중재적 시술인 코일링 쪽을 더 선호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뇌혈관외과 번아웃 등도 문제  

이번 사건을 통해 확인된 또 다른 문제점은 뇌혈관외과 의료진들의 번아웃 및 공백문제이다.

즉 서울아산병원에도 뇌혈관외과 의사가 2~3명뿐이데 지방의 의료 공백은 더 심각하다는 점이다. 

중소병원이나 지방 대학병원에는 1명만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의료진들의 번아웃은 심각하고,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조차도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 7월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제9차 뇌졸중적정성평가 결과 급성뇌졸중 진료를 제공하는 국내 233개 병원 중 42.5%만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뇌졸중환자들이 급성기에 적절한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 발표되기도 했다.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 등 촉구 

이번 사건과 관련해 B대학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밤에 국민들이 뇌출혈로 급하게 병원을 찾았을 때, 뇌혈관외과 의사가 수술하러 나올 수 있는 병원은 전국에 거의 없다. 국민들도 이 같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뇌혈관외과분야 지원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 의사들에게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며, “단순히 공공의대를 만들어서 의사 수만 늘린다고 되는 건 아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뇌혈관외과 의사들을 보호하고, 실력 있는 뇌혈관외과 의사가 돼서 국가와 민족에 이바지하겠다는 젊은 의사를 양성하는 등의 제도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이번 사고를 통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환자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정부 및 국회에 ▲정부는 지역별로 뇌혈관질환 응급체계가 실질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모색하고, 인력 확보와 장비 지원 등의 구체적인 방안 마련, ▲정부는 즉각 필수의료 분야를 시작으로 저수가 체계 개선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의사들의 자발적 필수의료 참여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 ▲이번 안타까운 사건을 의대 신설이나 의대 정원 증원의 도구로 악용하려 하는 일부 단체들과 정치인들은 음흉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뇌출혈과 클립핑이란? 

한편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뇌출혈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발생 기전이나 생긴 위치에 따라서 종류가 다양하다. 

뇌출혈은 크게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누고, 외상성은 경막하출혈이나 뇌내출혈, 경막외출혈, 지주막하출혈 등 다친 위치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 이번 사건에서와 같은 비외상성으로 발생하는 뇌출혈은 대표적으로 자발성 뇌내출혈과 뇌지주막하 출혈이 흔하고, 뇌지주막하 출혈의 주원인이 뇌동맥류 파열이다.

뇌동맥류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두통 등의 전조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파열 전에 뇌동맥류 진단을 못할 수도 있고, 두통이 발생하면 뇌동맥류 파열 초기가 많아 빠른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반면, 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발견하면 중재적 시술을 할 수도 있고 수술을 할 수도 있다.

또 흔히 클립핑(clipping)이라고 말하는 뇌동맥류 클립결찰술이 있다. 

이 수술은 튀어나온 동맥류 자체를 묶어버리는 수술인데, 이 수술은 개두술이 필요한 수술이라서 코일링이 여의치 않은 사람이거나 코일링이 실패한 사람들이 주로 하게 된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이번 사건에서 간호사는 이미 동맥류가 파열되어 출혈이 이루어진 상황이었다고 하고, 피의 양이 많았다면 곧바로 클립핑 수술을 했어야 하는 경우였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아산병원에서는 클립핑 수술하는 의사가 없는 상황이었기에 전원 시키는 위험성보다는 코일링이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고, 코일링으로도 지혈이 되지 않자 다시 급하게 서울대병원으로의 전원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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