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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어’ 코로나-19 첫 표준 치료제 인정…임상시험 성공 3가지 이유는? -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
  • 기사등록 2020-05-26 00:05:23
  • 수정 2020-05-26 00: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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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데시비어(remdesivir)가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됐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가 주도한 렘데시비어 임상시험 결과가 5월 23일(미국 시각 22일 오후) 발표된 것이다. (바로가기)
이번 임상시험은 COVID-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했는데, 위약군에 견주어 렘데시비어 치료군에서 회복시간이 31%(15일->11일) 단축됐다. 이 결과를 근거로 5월 1일 미국 FDA(식약처)는 렘데시비어를 ‘중증’환자(산소포화도 <94%, 산소 치료 필요)에게 긴급 사용허가를 승인했다. </p>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 참여
이번 연구는 전 세계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이다.
미국에서 45개 의료기관, 유럽과 아시아에서 28개 의료기관,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가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어의 치료 효과를 확실하게 평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국가 연구기관에서 진행한 했기 때문에 이중맹검, 위약 대조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2차 평가 지표는 치사율인데, 치료 후 14일의 치사율은 11.9%에서 7.1%로 줄었다. 만일 치사율이 35% 감소되는 결과를 증명하려면(예, 치사율 10%  6.5%, 통계 power 85%, type 1 error 5%), 사망에 도달한 수가 최소 200명이 필요하고, 따라서 약 2,000명의 시험 참가자를 모집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 2,000명을 임상시험에 모집하는 일은 현재 판데믹 상황에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애초 연구 디자인 단계부터 치사율 감소는 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오명돈 교수는 “앞으로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게 돼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치료제는 렘데시비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렘데시비어의 치료 효과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다. 항HIV치료제 개발의 역사에서도 첫 치료제가 나온 이후에는 그 약물을 꾸준히 개선해 강력하고 안전한 많은 치료제가 개발됐다. 그러므로 이번 렘데시비어 임상 시험은 proof of concept를 제공했고, 앞으로 이 약이 타깃으로 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더 잘 억제하는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바이러스 증식 과정의 다른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약제들도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 성공의 이유는?
▲다국가, 다기관 공동 연구 진행

이번 임상시험이 성공한 대표적인 이유는 다국가, 다기관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21일 환자등록을 개시한 지 2달만에 약 1,000명 이상의 환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 먼저 이번 연구와 비슷한 임상 시험이 수행됐다. 중국의 렘데시비어 임상 시험은 후베이성의 10개 의료기관이 참여했는데, 중국의 환자수가 급감하면서 목표 환자수의 절반 정도인 237명을 모집하는데 그쳐, 렘데스비어의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또 다른 렘데시비어의 제조회사인 길리어드사가 지원하는 임상시험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다. 이 임상시험의 디자인은 위약군을 두지 않고, 5일 치료군을 10일 치료군과 비교하는 임상시험이었다.
이 시험 결과 렘데시비어 5일 치료군과 10일 투여군의 치료 효과나 부작용이 서로 비슷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위약 대조군이 없기 때문에 그 효과가 위약보다 더 좋은지는 알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 연구이다.
▲공공기관이 임상연구 수행했다는 점
또 다른 이유는 미국 NIH라는 공공기관이 임상연구를 수행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임상시험의 gold standard라고 하는(가장 수준이 높은) 이중맹검, 위약 대조 연구 디자인으로 렘데시비어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었다.
오명돈 교수는 “이는 왜 공공기관이 임상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지를 웅변하는 사례라고 하겠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임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미국 코로나-19 유행곡선 급상승 중이었다는 점
이번 연구가 진행되던 기간 동안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 곡선이 매우 가파르게 올라가던 시기였다.
이로 인해 연구에 참여한 많은 의료기관에서 몰려드는 환자를 돌보느라 연구에 할애할 시간이 부족하고, 검체 채취 기구가 동이 나거나, 의료인들이 개인 보호구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렘데시비어가 환자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결과를 얻었다.
오 교수는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의료 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판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이다”고 설명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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