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표류해온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월 28일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과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사업의 대안 부지로 서울 중구 방산동 70번지 일대 미공병단 부지(2018년 11월 이전 후 1년 5개월째 폐쇄, 환경조사 중)를 제안한 것이다.

◆“대한민국 공공의료 발전에 획기적 진전 이룰 계기 기대”
이에 국립중앙의료원은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장의 부지 이전 제안과 공공의료 체계 강화 등 전격적이고 전향적인 결단을 환영하고 이번 선언이 대한민국 공공의료 발전에 획기적 진전을 이룰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기자회견 말씀을 통해 “코로나19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임상위원회, 전원조정 상황실 운영 등 임시방편으로나마 중앙감염병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상시적이지 못하고 분절된 역량을 정상화하기 위한 중앙감염병 병원의 설치는 매우 시급한 국가적 과제이다”며, “박원순 시장님의 전격적인 중앙감염병 병원의 건립 사업의 실질화 제안은 모든 공공보건의료 종사자에게 큰 힘이 되는 일”로 감사를 표시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도 한국에 코로나19 발생 100일임을 상기시키면서 “보이는 적과 싸우는 국방을 전통적 국가안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신종 감염병 대응을 비전통적 국가안보이다”며, “한국전쟁 이후 전통적인 국가안보 지키기에 일익을 담당했던 미군 공병단 기지에 국가 중앙감염병 병원을 설립하고 국가안보(health security) 차원에서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겠다는 선언은 상징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서울시의 전향적 선언을 평가했다.

◆감염병 전문병원 체제 마련 추진
국립중앙의료원은 미공병단 부지 대안을 전격적으로 제안해 온 서울시와 사업의 주체인 보건복지부, 미공병단 부지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와 긍정적인 방향에서 신속 협의를 진행해왔고,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원만한 협조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를 보였다.
또 새 병원 신축이전을 전제로 이미 중앙감염병병원으로 지정된 국립중앙 의료원이 병원 건립 이전이라도 실질적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박원순 시장의 요청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은 보건복지부 등 유관 부처와 협의 후 계속되는 감염병 유행을 대비한 감염병 전문병원 체제를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능과 가치 되살리는 신축이전 사업”
한편 지난 2003년 이후 17년째 서초구 원지동으로 계획과 무산을 반복해온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은 이번 서울시의 전격적인 제안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원지동 개발안은 익숙한 도시개발의 논리에 따라 도심의 주요기능을 팔아 외곽으로 옮기고 도시 규모를 확장하는 공식을 따라온 것으로 공공보건의료 체계의 중추로서 국립중앙의료원이 수행해야 할 기능과 역할과 맞지 않는 부지로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또 지난 2019년 2월 소음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2층 이상 건물 신축이 어려워졌고, 이를 회피할 방안으로 검토된 왕복 12차선 경부고속도로 위 방음터널(1Km)도 비용(약 2,000억원 이상 예상)과 교통영향 등 문제로 현실성이 떨어져 난관 속에 있었다.
정기현 원장도 마무리 인사 말씀을 통해 “박원순 시장의 이번 제안은 오랫동안 이어온 신도시 개발 논리를 깨고 공공의료 기관이 원래 해야할 가치를 되살리는 진정한 도시재생이다”며, “도시의 규모만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 기능과 가치를 되살리는 신축이전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국립중앙의료원도 최대의 노력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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